‘가을 여왕’ 김수지 이쯤되면 ‘샷의 여왕’ … 드라이버 1위, 아이언 1위, 그린적중률도 1위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10. 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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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가을 여왕’ 김수지는 스윙에 진심인 선수다. 그의 스윙을 보면 정말 혼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임팩트 때는 공에 엄청난 힘과 함께 뜨거운 진심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다. 누구보다 정열적인 김수지의 스윙은 샷에 관한 각종 기록에서도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2개 대회만을 남겨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현재 드라이빙 지수는 물론 아이언 샷 지수 그리고 그린적중률까지 모두 김수지의 이름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있다. 히팅 능력 지수 1위 자리 역시 당연히 김수지의 몫이다. 가히 ‘샷의 여왕’이라 할만하다.

일단 김수지는 드라이브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를 더한 뒤 낮은 합계 순으로 순위를 매기는 드라이빙 지수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드라이브 7위(250.06야드)와 페어웨이 안착률 39위(73.40%)로 드라이빙 지수 ‘46’을 기록하고 있는데, 2위가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1위에 올라 있는 이예원(드라이빙 지수 48)이다.

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아이언 샷 시도수 대비 성공수 확률로 순위를 매긴 아이언샷 지수에서도 김수지는 85.34%를 기록해 84%의 홍정민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적중률에서도 김수지는 78.49%로 성유진(75.77%)을 따돌리고 가장 높은 곳에 이름 올리고 있다.

히팅 능력 지수는 드라이버 거리, 그린적중률 그리고 페어웨이 안착률까지 3개 순위를 더해 순서를 정하는데, 김수지가 1위인 것은 당연한 결과다. 김수지가 ‘47’을 기록해 1위에 올라 있고 ‘52’의 이예원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아쉽게도 대회 성적에서는 김수지가 2승을 거둔 작년만큼 가을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8월 말 한화클래식 우승 후 9개 대회에서 톱10 다섯 번을 기록했지만 가장 최근 대회인 SK네트웍스 ·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공동50위로 주춤했다.

김수지의 비상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래도 평균퍼팅 76위(30.78개)에 머물고 있는 퍼트 능력일 것이다. 지난 해 김수지의 평균퍼팅은 17위(30.18개)였다.

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꼭 필요할 때 버디를 터트리는 ‘클러치 퍼팅’ 능력은 작년 김수지를 제치고 상금 1위에 오른 박민지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민지의 퍼팅은 웬만해서는 홀에 미치지 못하는 법이 없다. 3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퍼팅은 박민지를 지탱한 최고의 무기라고 할 것하다. 1~2타차 우승 경쟁이 펼쳐질 때 박민지는 중장거리 퍼팅을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자신 쪽으로 흐르게 하고는 했다. 이런 능력이 2021년과 2022년 6승씩 거두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박민지와 같은 클러치 퍼트 능력은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수지가 대단한 건 ‘샷의 여왕’이 되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쏟았을 게 너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상금랭킹 84위까지 떨어져 ‘지옥의 시드전’을 치러야 했던 2020년. 김수지의 샷은 무척 평범했다. 드라이빙 지수는 35위였고 아이언샷 지수도 92위로 하위권이었다. 그린적중률 역시 90위(66.41%)위에 불과했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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