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역대최고, GOAT' 우리는 메시의 시대에 살고 있다...8번째 발롱도르 수상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리오넬 메시가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확인시켜줬다.
발롱도르 주관사 '프랑스 풋볼'은 3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진행했다. 발롱도르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서,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라고 평가된다.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이 진행되기 전부터 시상대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를 선수로는 메시로 예측됐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를 비롯한 수많은 매체가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축구 역사상 그 누구보다 많은 일곱 개의 발롱도르를 획득했으며 올해 다시 한번 지구상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을 예정이다. 이번 수상으로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발롱도르 5회) 사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며 유럽 이외 지역에서 처음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것이다"라며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것을 기정사실로 전망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2022년 12월부터 말이다. 지난 12월 메시는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월드컵 우승에 도달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메시는 월드컵만 나서면 세계 최고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2014 월드컵에서 우승 문턱까지 도달한 적이 있지만 트로피는 메시의 것이 아니었다. 지난 4번의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올라가면 득점조차 못했던 메시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경쟁에서 디에고 마라도나, 펠레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과의 악연을 모조리 끊어낸 대회가 바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또 한번 월드컵 무대에서의 악몽이 재현되나 싶었지만 2022 아르헨티나는 달랐다. 패배 이후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팀으로서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의 시스템에서 메시는 트로피를 향해 나아갈수록 날아올랐다. 16강 호주전 1골, 8강 네덜란드전 1골 1도움, 4강 크로아티아전 1골 1도움 그리고 프랑스와의 대망의 결승전에서 2골을 넣으면서 '하드캐리' 모드를 발동했다.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우승한 메시는 7골 3도움으로 월드컵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 수상하면서 마라도나, 펠레를 넘어섰다. 메시가 자타공인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자리로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 수상이 기정사실처럼 보도되면서 메시의 면도 여부에 시선이 쏠렸다. 메시가 면도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메시가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릴 때마다 깔끔하게 외모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만큼은 매번 단정한 외모로 등장했던 메시였다.
메시가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올랐던 횟수는 지금까지 무려 7번이다. 축구 역사상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7번의 시상식 중 메시가 아예 수염을 정리하고 등장한 시상식은 6번이다. 2019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수염을 완벽하게 다 밀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시상식을 위해서 깔끔하게 수염을 정리했다. 어떤 경우에서든 메시는 시상식 전에는 외모를 정리한다는 이야기다
메시는 지난 10월 A매치 기간만 해도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역시 발롱도르 시상식에는 정돈된 외모로 등장했다. 영예로운 발롱도르 시상식을 앞두고 보여주는 메시만의 존경심이었다.
사실 메시는 이번 발롱도르에서 큰 욕심이 없었다. 인터 마이애미 이적 후 메시는 "여러 번 말했지만 발롱도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중요성을 부여한 적은 없다. 나에게 항상 가장 중요했던 것 팀 차원에서의 수상이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 커리어 동안 모든 걸 성취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발롱도르 수상보다는 팀의 우승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에 나는 발롱도르에 대해 훨씬 덜 생각하고 있다. 월드컵 우승이 나에게는 가장 큰 상이었다. 발롱도르를 수상하면 매우 좋겠지만 수상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다. 난 모든 목표를 달성했고, 인터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며 발롱도르 수상에 큰 관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메시의 생각과 다르게 전 세계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발롱도르 시상식에만 오르길 기대했다. 유럽 외의 국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최초로 수상하는 발롱도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메시가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게 되면 아르헨티나는 역대 가장 많은 발롱도르 수상 배출국가가 될 수 있었다.
기존 기록은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이 동률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메시가 홀로 7번을 수상했고, 포르투갈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5회, 에우제비오 1회, 그리고 루이스 피구 1회 수상한 적이 있다. 메시는 혼자서 모든 국가와 선수를 초월하는 선수가 되는 셈이었다.
'프랑스 풋볼'은 시상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부터 차례대로 순위를 발표했다. 발표된 순위는 30위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20위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 28위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 27위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위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위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시티)이었다.
김민재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센터백 두 명인 디아스와 그바르디올이 김민재보다 먼저 순위가 공개됐다. 순위에 상관없이 김민재는 2023년 발롱도르 시상식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최고의 센터백이 된 것이다.
김민재는 24위인 부카요 사카(아스널)와 23위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개된 후 22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역사상 센터백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김민재는 22위로 높은 순위로 첫 발롱도르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김민재 위로 21위는 앙투완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계속해서 20위부터 11위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해리 케인(뮌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야신 부누(알 힐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순이었다.
마지막으로 10위부터 4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빅터 오시멘(나폴리),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dkf),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까지가 이름을 올렸다.
예상대로 발롱도르 포디움에는 메시와 함께 엘링 홀란(맨시티)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올랐다. 메시를 견제할 수 있는 두 선수의 존재감도 2022-23시즌에 대단했다. 먼저 홀란은 맨시티에서 득점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완벽한 창이 하나 필요했던 맨시티는 홀란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기가 장착되자 미친 듯이 날아올랐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아스널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FA컵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트레블 가능성을 높인 맨시티는 홀란을 앞세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기어코 대업을 달성했다.
홀란은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53경기 52골로 PL과 UCL 득점왕에 오르더니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4경기 4골을 기록해 도합 57경기 56골을 터뜨렸다.
음바페는 PSG가 부진한 탓에 클럽 성적은 아쉬웠지만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눈부셨다. 아르헨티나와 메시를 완벽하게 위협했다. 결승전에서 음바페는 0-2로 프랑스가 위기에 빠지자 등장했다.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끝내 해트트릭까지 달성해 메시와 대단한 경쟁을 펼쳤다. 음바페는 단순한 패배자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종 수상은 이변이 없이 메시의 몫이었다. 발롱도르 수상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던 메시였지만 정작 시상대에 오르자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다시 한 번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요. 발롱도르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별하다"라면서 웃었다.
메시는 자신을 지금의 선수로 만들어준 바르셀로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메시는 "내가 가진 경력과 내가 이룬 모든 것, 역사상 최고의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행운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바르셀로나로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다"며 친정팀에 대한 애정도 보여줬다.
메시는 선배로서의 품격까지 보였다. 그는 "놀라운 한 해를 보냈던 홀란와 음바페를 잊고 싶지 않다. 홀란은 모든 것을 성취했으며 다음 해에 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승자다운 존중까지 보여줬다.
이어 음바페에 대해선 "음바페와 우리는 서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같은 목표를 위해 싸웠다. 우리는 완전히 정상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파리 체류를 중단해야 했지만 정말 즐거웠다"고 밝혔다.
메시가 시상대에서 잊지 않은 선수는 자신의 선배이자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디에고 마라도나였다. 그는 "마라도나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오늘이 그의 생일인데 그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 마라도나를 위한 상이다. 세상에서 내가 그리워하는 유일한 사람이다"며 마라도나를 추모하기도 했다.
발롱도르 시상식이 종료되자 메시의 현 소속팀인 마이애미가 재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SNS에 배치하는 구단 엠블럼을 바꾼 것. 가운데에 메시 이름을 넣었으며 테두리 쪽에는 "felicidades(축하합니다)"를 삽입했다. 정중앙에는 'GOAT(greatest Of All Time)'를 상징하는 염소가 들어가 있었다.
마이애미는 창단 최초로 발롱도르 수상자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평가 기준은 지난 시즌이지만, 현재 소속팀인 마이애미가 소속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비유럽 구단이 발롱도르 수상자를 배출한 게 처음이나 마이애미도 새로운 역사의 일부분이 된 셈이다.
이번 시상식에는 발롱도르 시상식을 제외한 여러 수상이 있었다. 먼저 한 시즌 동안 클럽과 대표팀을 포함해 가장 많은 득점을 터트리는 선수에게 주는 '트로페 게르트 뮐러' 상은 홀란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지난 2021년 8월 세상을 떠난 게르트 뮐러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은 트로피다. 홀란은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53경기 52골,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4경기 4골을 기록해 도합 57경기 56골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은 아르헨티나를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르티네스에게 돌아갔다. 2023년 후보는 에밀리아노,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테어 슈테겐(바르셀로나), 도미니크 리바코비치(페네르바체), 부누, 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아론 램스데일(아스널), 마이크 메냥(AC밀란), 브라이스 삼바(RC 랑스)가 이름을 올렸다.
21세 이하 선수 발롱도르라고 불리는 '트로페 코파'는 주드 벨링엄이 수상했다. 미드필더 벨링엄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공식전 42경기 14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면서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23 발롱도르 최종 순위]
30.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28. 랑달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 / PSG)
28. 마르틴 외데가르드(아스널)
27.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 / 맨체스터 시티)
24. 부카요 사카(아스널)
23. 안드레 오나나(인터밀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2. 김민재(SSC 나폴리 / 바이에른 뮌헨)
21.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0.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19. 해리 케인(토트넘 훗스퍼 / 바이에른 뮌헨)
18.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 / 레알 마드리드)
17.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SSC 나폴리)
16.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 알 이티하드)
15.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14.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 바르셀로나)
13. 야신 부누(세비야 / 알 힐랄)
12.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11.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0.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9.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8. 빅터 오시멘(SSC 나폴리)
7.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6.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5.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4.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3.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2.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1.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 인터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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