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이 필요하다” 역대 최저 취업률 47.6%…눈물로 떠난 선수가 더 많았던 현장, 배구 선배들은 걱정이 많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0. 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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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죠.”

지난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메이필드 볼룸에서 열린 2023-24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 선수 드래프트. 이날 총 42명의 참가자가 지원을 했지만, 7개 구단의 선택을 받은 선수는 수련선수 포함 단 20명이다. 역대 최저 취업률 47.6%. 2005-06시즌 신인 드래프트 56.25(9.16)%를 넘어서며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각 5명을 선발했다.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손현종 트레이드 과정에서 얻은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받아 뽑았고,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의 2라운드 지명권을 대신 행사했다. 그 외 OK금융그룹 3명, 현대캐피탈-우리카드-한국전력 각 2명, 대한항공은 1명만 뽑았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어쩌면 모두가 예상한 결과일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자원은 일찌감치 얼리로 프로 무대에 나오려 하고 있다. 이제는 굳이 대학교에 가지 않고, 고등학교만 마치고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선수들도 있다.

또 대학과 프로 간의 실력차가 점점 커지고 있고, 아시아쿼터를 통해 팀에 필요한 부분을 메울 수 있어 굳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수 보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216cm 경희대 미들블로커 조진석, 방신봉 KOVO 경기위원의 아들 한양대 아웃사이드 히터 방준호 모두 외면을 당했다. 그 외 성균관대 미들블로커 배하준, 인하대 아웃사이드 히터 최여름, 중부대 미들블로커 이율리 등 대학배구에 관심 있는 팬들이라면 알고 있는 선수들도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이날 드래프트는 기뻐하는 선수들보다 고개를 숙이고 드래프트 현장을 떠나는 선수들이 더 많았다. 드래프트 시행 이래 처음으로 뽑힌 선수보다 안 뽑힌 선수가 많았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사진=KOVO 제공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하게 된 데에는 아시아쿼터의 영향도 분명 있다고 본다. 또 대학과 프로의 기량 괴리감이 있다. 여러 가지가 작용됐다”라고 이야기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물론 각 팀이 많이 뽑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배구 선배로서 안타깝다. 배구 실력, 수준이 예년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취업률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된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얼리로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고등학교, 대학교 팀들의 수준은 더 떨어질 것이다. 구단과 연맹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얼리로 나오겠다는 선수들을 못 나오게 막을 수도 없는 거 아닌가. 배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게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 사진=KOVO 제공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저변 확대를 하는 게 정답이다. 예로 일본은 프로에 오면 선수들을 가리킬 것이 없다고 하더라. 심리적인 부분만 관리하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니다. 기본기를 다시 가르쳐야 한다.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보수가 되더라도 배울 수 있는 열정, 선진 배구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닌데, 마음먹기가 쉬운 것도 아니다. 우리 배구가 뒤처진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국내에 여러 외국인 감독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국제 경쟁력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들이 온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외국에 안 나간다고 해서 나빠지는 것도 아니다. 배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사진=KOVO 제공
한국 배구는 위기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배구 모두 참사를 겪었다. 남자배구는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여자배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래 자원 발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한국 배구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강서(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강서(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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