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과 첫 환담' 이재명 "민생 현장 어려움 신경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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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의장 등 5부요인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시작하기 전 이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3.10.3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과 만났다. 현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만나 대화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사전 환담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5부 요인(국회의장·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도 함께 했다. 이들은 국회 접견장에서 20분쯤 대화를 나눴다.

홍 원내대표는 사전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발언했고 이 대표 역시 민생과 현장이 매우 어려워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는 오늘 사전환담에서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려우니 정부부처는 이런 점에 좀 더 신경쓰며 정책을 집행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이날 환담 자리에서 "여야, 정부도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려운 문제들을 저희가 해결하고 여러 가지 신속하게 교체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희도 민생의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현장을 파고 들겠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언제든지 성실하게 자료와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정연설 현장은 물론 사전환담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환담 장소에 도착하기 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가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만 사전 환담 진행 시간이 10분도 채 되지 않았던 만큼 깊이있는 대화가 이어지진 못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사전환담 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윤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진심어린 사과 △국회 존중 △협치를 위한 논의 테이블 구성 등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족들을) 꼭 만나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며 "그간 대통령 거부권을 너무 많이 쓰셨다. 이제는 더 이상의 거부권은 안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해 지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한 바 있으나, 올해는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 대표 역시 지난해에는 사전 환담 자리에 불참했다. 이에 이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을 계기로 영수회담 등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정치권 관심이 모인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대통령이 편성 내용과 정책기조를 국회에서 설명하는 자리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기조를 건전재정으로 잡았다. 재정 낭비를 줄이고 약자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 분야에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의장 등 5부요인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3.10.31.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