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백현동 재판 병합… 1심 최소 1~2년 걸릴 듯

법원, 시장 재직 당시 사건 고려
선거법 1심 선고 총선 전 불투명
이재명측,위증교사도 병합 요구
병합 땐 총선 전 1심 판결 어려워

검찰이 1년여에 걸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5개 사건으로 기소한 가운데 첫 1심 결과가 언제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전 1개라도 결과가 나올 경우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기소된 공직선거법 사건도 재판이 계속 지연되면서 총선 전에도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전날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재판에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병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재판부는 지난 12일 기소된 백현동 사건을 현재 3차 공판까지 끝난 대장동 사건 등과 함께 심리하게 된다. 검찰은 이 사건들이 모두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뤄진 범행이고, 범행 구조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병합 신청을 했다. 이로써 해당 사건의 1심 기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백현동 사건 병합 전에 선고까지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 재판에서도 검찰과 이 대표 측 모두 진술에만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검찰이 16일 기소한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사건의 병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도 형사합의33부에 배당했다. 검찰은 사건의 성격이 여타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다르고 재판의 신속성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을 따로 심리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증교사 건은 병합 없이 빨리 진행해 신속한 결론을 내야 한다”며 별도 심리를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위증교사를 별도 심리할 경우 이 대표의 최초 유죄판결이 총선 전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측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대장동 사건에 병합해 심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판을 따로 받게 되면 이 대표가 주 2회 이상 법원에 출석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당초 총선 전 선고가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왔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도 1심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검찰은 2022년 대선 국면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쟁점이 비교적 간단해 결과가 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 대표 측이 많은 증인을 신청하고 재판에 불출석하기도 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 대표가 단식,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최근 재판이 2개월 정도 열리지 않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기소 후 400일 넘게 흘렀지만, 재판은 절반 정도 진행되는 데 그쳤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이 지나치게 늘어지고 있다”며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형·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