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서" 19층서 유리병 던진 외국인…행인 파편 맞고 車 파손

/사진=뉴스1

고국에 돌아가지 못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오피스텔 19층에서 창밖으로 여러 차례 유리병 등을 던진 아르헨티나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죄와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아르헨티나 국적의 남성 A씨(28)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부터 27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 19층에서 술병과 스파게티 소스병 등 유리로 된 물건을 창밖으로 던진 혐의를 받는다. 유리병에 맞은 차량 1대는 보닛(차량 앞 덮개)이 파손됐다.

지나가던 행인 1명이 유리 파편에 맞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의도적으로 사람이 다니는 곳을 노린 건 아니더라도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지하철 7호선 상봉역 인근에서 범행한 것을 이유로 특수상해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유리병 파편에 맞은 행인은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월 동작구의 한 지하철 역사 내에서 요금을 결제하지 않아 역무원과 실랑이하다가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받는 중이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형사재판을 받는 중인 외국인은 출국이 제한된다. A씨는 이런 이유로 오랜 시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해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지난 27일 오피스텔 관리자의 최초 신고를 받고 CCTV(폐쇄회로TV)를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거주하는 오피스텔 근처 노상에서 같은 날 긴급체포됐다. 구속영장은 지난 29일에 발부됐다.

긴급체포는 중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을 때 영장 없이 우선 체포하는 방식 중 하나다.

A씨는 지난해 8월 관광취업(H-1)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후 다니는 직장 없이 한국인 연인과 해당 오피스텔 19층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