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농업 근로자 만난 한동훈 “국회선 내가 말하면 자르는데…”
“체류기간 늘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그건 사장님께 감사해야죠.” (한동훈 법무부 장관)
30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 딸기농장에선 이런 대화가 오갔다.
이날 한 장관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딸기농장을 찾았다. 요즘 농촌에선 일손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 등 바쁜 시기에만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법무부는 기존 5개월이던 계절근로자 체류 기간을 8개월로 늘렸다.
이날 한 장관은 농작물 건너편에서 자신을 인지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가오려하자 “제가 그쪽으로 갈 테니 오시지 말라”며 직접 넘어 갔다. 근로자들에게 한 명씩 “만나서 영광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딸기농장 측은 “외국인 근로자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달 정도만 늦게 오셨어도 딸기를 먹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 말에 한 장관은 “택배로 주문할께요. 한 번 더 오라는 말씀이시죠?”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의 룰을 지키며 성실하게 농가를 도와줘서 감사드린다”며 “농가와 근로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장방문 말미에는 “국회에서는 내가 발언하면 중간에 자르는데 여기에서는 최대한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이날 한 장관은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전북도청에서 ‘외국인‧이민정책 테스트베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 일손 확보를 위해 전북도와 법무부가 이민‧비자 정책을 협력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김 지사가 먼저 법무부의 이민정책 시험 지역 참여 의사를 밝혔고, 한 장관이 이에 호응하면서 협약을 제안했다고 전북도는 설명했다.
한 장관은 “야당 지방자치단체장과 중앙정부의 장관이 ‘원팀’으로 힘을 모아 성공적인 외국인 이민정책을 만들어 진짜 협치의 모범을 보이자”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