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尹 "국회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 李 "어려운 민생현장 더 챙겨달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윤 대통령과 국회 의장단, 여야 대표, 5부 요인과 가진 사전환담 자리에서다. 윤 대통령은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해 협조를 구했고, 이 대표는 민생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을 위해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9시 40분께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사전환담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김진표 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홍익표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 마주 않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게 전부였다. 지난해엔 민주당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국회에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 계속 현장을 파고들고 경청하고, 국회에도 잘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관련된 국정 방향과 예산안에 관한 설명을 오늘 드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앞으로 예산 국회에서, 우리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언제든 요청하시는 자료와 설명을 아주 성실하게 잘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대통령님께서 지난해 5월, 그리고 10월에 이어서 이번에 국회를 세 번째 방문해 주셨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고나서 대통령님과 여야 당 대표님, 그리고 원내대표님, 그리고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예산 심사와 관련해서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제가 보기에는 중요한 것 같다"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당이 내년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아주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 주셔야만 예산안이 충실하게, 그리고 적기에 정리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여당에서 각별하게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등 다른 참석자들은 공개발언에는 나서지 않고 비공개 환담이 진행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민생 대책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려우니 정부부처는 이런 점에 좀더 신경쓰며 정책을 집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시정연설에서 "서민 금융 공급 확대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 완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대통령 시정연설 이후 1일부터 내년도(2024) 예산 심사 일정을 시작한다. 국회 예결특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각 상임위 중심으로 진행하며 예결특위는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10일까지 부별심사와·정책질의, 감액심사(17일까지), 증액심사(24일까지)를 거쳐 내달 말까지 예산심사를 마친다. 내년 예산안은 12월 1일 국회에 자동 부의된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