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서비스 실종, 규제만 활개치는 강원랜드?
[홍춘봉 기자(=정선)(casinohong@naver.com)]
"전문 CEO를 낙하산으로 '베팅'해야 강원랜드 가치 복원이 가능하다."
년간 200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선시티는 우리나라 파라다이스에도 ‘태양성’ 명칭으로 정킷방을 운영하고 있었고 마카오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카지노 기업이다.
특히 중국 시진핑 공산당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며 마카오 정킷방 사업을 폐쇄시키자 스탠리 호에 의해 출발한 정킷방 제도가 2022년 초부터 마카오에서 사라졌다.
정켓사업 외에 필리핀,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도박장 운영과 ‘아바타 게임(대리베팅)’까지 펼쳐온 차우 회장은 중국법원에서 18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중국당국은 카지노 허가 기간을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고 엔터테인먼트와 마이스 등 사업다각화 투자계획을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에 통보하고 이의 관철을 강요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마카오는 ‘공산당 리스크’가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는데 강원랜드도 사감위와 문체부 등의 ‘관치 리스크’ 역시 절대적이다.
문체부와 사감위는 도박중독 예방을 유도한다며 카지노 영업시간 단축, 출입일수 축소, 베팅한도에 이어 매출총량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규제폭탄’으로 강원랜드를 초토화시켰다.
개장당시 24시간이던 카지노 영업시간을 20시간으로 4시간 단축하고 출입일수도 30일에서 20일로 다시 15일, 분기 30일, 베팅한도 규제 등 행정편의적인 규제를 남발했다.
매출총량제 4년 연속 초과를 빌미로 2018년 ▲게임테이블 20대 축소 ▲카지노 영업시간 2시간 단축 ▲카지노 영업장의 현금인출기(ATM) 퇴출 ▲카지노 은행 영업시간 단축 등의 기상천외한 제재까지 내렸다.
고객 A씨는 “카지노장 ATM기를 옮기고 시중은행 출장소 출입문을 바꾸고 영업시간까지 단축시킨 것은 도박중독예방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고객만 불편하게 만든 한심한 발상”이라며 “문외한들이 카지노를 관리감독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양혜리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부회장은 “하루 게임시간 20시간과 출입일수 15일 제한 및 베팅한도 규제는 도박중독을 오히려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강력한 규제에도 중독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라다이스와 세븐럭 등 국내 카지노 업계에서 41년의 최장 경력, 인재개발원 원장과 관광학 박사학위를 가진 카지노전문가다.
양 부회장은 “하루 20시간 베팅, 매월 15일 출입, 수천원 베팅한도 등 현실을 무시한 규제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시키고 도박중독을 부추길 뿐”이라며 “품질 낮은 서비스의 카지노장을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폐광지역 경제회생과 고용창출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는 다사다난한 역사처럼 ‘빛과 그림자’가 공존해 왔다.
2023년 10월 현재 강원랜드는 직영 3677명, 협력업체 2135명 등 총 5812명의 고용규모를 자랑한다.
또 2000년 영업개시 이후 강원랜드는 국세와 관광기금 등 중앙재정에 6조 2287억원, 폐광기금과 지방세 등 지방재정에 2조 8100억 원 등 총 9조 386억 원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개장 22년이 지났어도 강원랜드 인근지역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인구감소가 지속되면서 설립취지에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다가 지난 2021년 2월 26일, 이철규 국회의원 주도로 2045년까지 독점적 지위를 20년 추가 연장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독점적 지위 고착화 특혜를 받았다.
특히, 2000년 10월 강원도 폐광촌에 개장한 강원랜드가 카지노 성공신화를 쓴 이후 국내는 물론 아시아 카지노산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카지노 왕국’ 마카오의 경우 2001년 외국 자본에 시장을 개방해 샌즈와 베네시안 등 대규모 복합카지노를 속속 개장한 2007년부터 세계 최고 카지노도시로 등극했다.
국내의 경우 한국관광공사는 자회사(GKL)를 설립하고 2006년 1월 서울 강남점을 시작으로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서울 2곳과 부산 등 3곳에 개설하면서 파라다이스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후 2010년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 샌토사를 개장하면서 대박을 터뜨리자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에도 복합카지노 리조트 조성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아시아 카지노산업은 마카오 50여 개를 비롯해, 필리핀 마닐라의 글로벌 카지노 4개와 30여개 카지노, 베트남 호이안 등 10여 곳, 중국 자본으로 무장한 캄보디아는 200곳이 넘는 카지노를 보유했다.
아울러 ‘파친코 왕국’ 일본 오사카에 오는 2029년 말 개장 예정인 카지노는 약 10조 6000억 원 투자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연간방문객 2000만, 10조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또 ‘관광대국’ 태국도 방콕 등 유명 관광지 5곳에 카지노리조트 개장을 추진 중인데 일본보다 빠른 오는 2028년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개장 22년을 맞은 강원랜드는 아시아 카지노산업 발전의 ‘진원지’ 역할을 했으나 정부의 과도한 규제강화로 아시아의 ‘변방 카지노’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007년 245만 명이 찾아 입장객 200만 시대를 연 강원랜드는 2009년 3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2016년 311만 명까지 증가했으나 2018년 285만 명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지난해는 208만 명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매출에서도 개장 첫해 2개월 여 만에 909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린 강원랜드는 2007년 1조 고지를 돌파한 이후 2016년 1조 6946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감위의 매출총량제와 베팅 규제 등으로 2017년부터 매출이 감소한 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2년 연속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1조 2694억 원으로 추락했다.
특히 일본 복합카지노가 개장하면 현재의 게임환경과 시스템으로는 경쟁력을 완전 상실한 강원랜드는 인력 구조조정과 영업장축소로도 견디지 못해 ‘사상누각’처럼 궤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충기 경희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일본 오사카복합카지노가 개장하면 강원랜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며 “최고의 서비스와 시설로 무장하고 편리한 접근성과 베팅환경 등 강원랜드는 경쟁력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가뜩이나 고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 복합카지노가 개장하면 강원랜드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규제혁신이 없으면 독점적 지위 20년 연장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듯이 ‘사장 리스크’로 강원랜드의 게임환경과 서비스 개선 등 규제개혁을 위한 정책국감은 자취를 감췄다.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이삼걸 사장의 퇴진을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 수차 촉구했지만 ‘임기종주’ 논란 탓에 경영평가 D등급을 받았다는 소문과 여야 의원들의 거취표명 촉구는 강원랜드 현주소다.
한편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강원랜드는 스키장, 골프장, 트래킹을 위한 하늘길, 산악형 관광 곤돌라, 콘도, 워터파크 등 복합리조트형 카지노를 갖추고 있다.
연간 2000만 넘는 관광객이 찾는 겐팅하이랜드는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성공했지만 낙하산 사장과 과잉규제, 감독기관이 많은 강원랜드는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22년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기업이라는 온실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지만 또 다시 비전문 정치권 인사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강원랜드출신 전직 임원은 “감독기관 공무원들이 카지노를 단순 사행산업으로 인식해 이제까지와 같이 규제와 현실안주만 주문하면 희망이 없다”며 “관광산업의 꽃으로 인식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찾지 못하면 필패”라고 전했다.
‘오늘도 카지노 ARS를 누른다’의 저자 이겨울씨는 “문화와 관광을 중심으로 오락과 재미, 여가와 레저, 꿈과 비전을 경영할 수 있는 경영인이 절실한 곳”이라며 “고객들을 호구가 아닌 손님으로 존중하는 비즈니스 감각을 가진 사장을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맞춰 ▲카지노 컨셉트를 글로벌 수준의 영업환경 조성 ▲최고의 보안과 정확성 및 신뢰성을 자랑하는 스마트 카지노 도입 ▲메타버스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클린 카지노 등을 계획하고 있다.
유재만 전략본부장은 “슬롯머신에 이어 테이블게임데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카지노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틀을 버리고 IT강국의 역량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혁신을 위해서는 정치권과 감독기관의 ‘지원사격’과 ‘호혜적 관심’이 필수지만 강원랜드 주변에는 ‘우군’을 찾지가 힘들다.
안옥모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장은 “상임위 국회의원을 초청해 문체부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카지노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수시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권과 관료들의 인식개선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개장 22년을 계기로 정부도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 자율성을 대폭 높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관계자는 “정부도 이제는 규제강화 마인드에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발상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향후 4, 5년이 아시아 카지노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고문은 “동남아 카지노는 갈수록 일취월장하는데 강원랜드는 경영 노하우 후진성과 서비스 불량 등으로 역대급 위기”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합리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섭 마카오 한인회장은 “마카오 50여개 카지노들은 모두 오락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게임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난장판에 운영시간, 출입일수, 베팅금액 제한에 급급한 강원랜드는 수준 낮은 도박장”이라고 전했다.
마카오경찰청 태권도 교관으로 35년 넘게 근무하다 총경으로 은퇴한 이동섭 마카오 한인회장은 범죄소탕 공로의 혁혁한 공헌 등으로 국민훈장동백장을 서훈 받았으며 마카오의 전설로 통하고 있다.
케빈 송 포커챔피언은 “대통령실부터 강원랜드 경영진을 정치꾼 공신들을 낙하산 ‘베팅’하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대한민국의 레저문화 기본 틀을 바꾸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복합리조트로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게임환경 개선(게임테이블 400대, 슬롯머신 2500대 증설) ▲카지노영업장 24시간 운영 ▲출입일수 조정(현 15일→30일) ▲출입연령 제한 조정(19세→24세 이상) ▲베팅한도 조정(최저 최대 금액 확대) 등이다.
대통령실과 산업부는 열린 마인드로 정치인 대신 ‘전문가 출신’ 사장을 임명하고 문체부도 강원랜드 22년 경륜을 믿고 힘을 실어줘야 규제혁신의 물꼬를 터줄 수 있다.
당연히 합법사행산업을 틀어쥐고 불법사행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비판을 받는 사감위도 지금처럼 운영할 바엔 차라리 간판을 내려야 한다.
또한 강원랜드도 ‘고객 눈높이 서비스’를 말과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본심(가슴)으로 베풀 수 있도록 깜짝 놀랄 정도의 충격적인 변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강원랜드 카지노도 ‘도박장’이라는 음산한 이미지를 탈피해 ‘레저+즐거움’을 주는 국민휴식 공간 이미지에 ‘행복 충전 리조트’로 새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끝>
[홍춘봉 기자(=정선)(casinoh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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