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의 메기효과[오후여담]

2023. 10. 31. 11: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고차 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진입으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0조∼40조 원이나 된다.

중고차 시장이 레몬마켓(저품질 상품 거래 시장)의 전형으로 꼽혀 왔던 이유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시장 규모도 커져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희수 논설위원

중고차 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진입으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고질적인 불신을 털고 새롭게 도약할지 관심이다. 현대차가 지난 24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기아차가 내달 1일부터 가세한다. 두 회사 모두 출고 후 5년·10만㎞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엄격한 품질 검수와 인증검수를 통과한 ‘고품질’ 차량만 거래한다. 특히, 기아차는 전기차도 사고팔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품질 등급제를 적용해, 핵심인 배터리의 성능과 충전 1회 주행 가능 거리 등을 종합해 3등급 이상만 판매할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0조∼40조 원이나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72만6000대로, 신차 등록 대수(168만4000여 대)의 거의 2배다. 신차보다 훨씬 큰 시장이다. 그렇지만 정보의 비대칭과 불균형이 워낙 심한 탓에 소비자의 불신이 뿌리 깊은 게 현실이다. 저질 차가 비싼 가격에 팔리는 사례가 허다하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로선 중고차의 상태·품질을 알기 어렵고, 그에 합당한 가격은 더 모르니 봉이 되기 십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신뢰도가 14.8%에 불과했다. 중고차 시장이 레몬마켓(저품질 상품 거래 시장)의 전형으로 꼽혀 왔던 이유다.

현대·기아차의 진입은 그동안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생계형)으로 묶여 막혀 왔다가, 지난해에야 허용됐다. 기존 업계는 우량 매물을 싹 쓸어갈 것이라며 반발하지만, 소비자는 대환영이다. 소비자 편익을 우선했다면 진작에 허용됐어야 했다. 만시지탄이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시장 규모도 커져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메기효과로 기존 업계와 헤이딜러 같은 플랫폼 업체의 분발을 자극해, 세분화한 시장에서 경쟁이 더 활발해지고, 품질 인증·수리 등 관련 분야 활성화도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을 내년 4월까지 2.9%·2025년 4월까지는 4.1%로 통제하고, 기아차도 각각 2.1%와 2.9%로 관리할 것이라고 한다. 신규 업체의 진입을 막는다고 시장이 보호되지 않는다. 성장·발전은 더욱 불가능하다. 중고차 시장 역시 논란을 딛고 경쟁 활성화가 진정한 상생을 가져온다는 것을 입증하기를 기대한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