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정연설 ‘경제’에 방점…“미래세대에 감당못할 빚 떠넘겨선 안돼”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10. 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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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국회서 예산안 시정연설
“2024년 총지출, 20년내 최저 증가
건전재정 유지…IMF도 호평해”
경제 23번, 민생 9번 언급
“병 봉급 내년 35만원 인상”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건전재정 기조를 표방하며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난 점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와 함께 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생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예산안이란 점도 부각시켰다.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이라며 “건전재정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4년 내년 총지출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8% 증가하도록 편성하여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전재정은 대내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건전재정 기조를 ‘옳은 방향’이라고 호평하였고,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대한민국의 국가신용등급 유지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재정 건전화 노력을 꼽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취약계층 복지에는 재원을 더 많이 투입했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생계급여 지급액을 4인 가구 기준으로 162만원에서 183만 4000원으로, 21만 3000원 인상했다”며 “자립준비청년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매월 10만 원씩 25%를 인상하고, 기초와 차상위 모든 가구 청년들에게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겠다. 총 12만 명의 소상공인들에게 저리 융자를 제공함과 아울러 고효율 냉난방기 구입 비용을 보조하여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냉난방기 구입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병 봉급도 “내년도에 35만 원을 인상해 2025년까지 ‘병 봉급 205만원’ 달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금, 노동, 교육 등 3대 개혁에 대한 변함 없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대한민국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한 3대 개혁에도 힘을 쏟아왔으며 특히 연금개혁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착실히 축적했으며,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국민 의견을 경청하고, 여론조사도 꼼꼼하게 실시했다”며 “이렇게 해서 마련한 방대한 데이터는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포함하여 연금제도 구조개혁을 위해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개혁 추구 의지를 밝히며 “최근 양대 노총이 회계 공시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이러한 결정이 도출되는 데 수고한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과 3대 개혁이 연관돼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위해 의원님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겠다”고 요청했다.

R&D 예산 삭감 논란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R&D 예산은 2019년부터 3년간 20조원 수준에서 30조원까지 양적으로는 10조원이나 대폭 증가하였으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질적인 개선과 지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번 예산안에는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국회에 감사를 표하고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작년 야당 의원들의 시정연설 보이콧과는 달리 이번에는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협치 노력을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금융, 세제 지원을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의 초격차 확보를 위해 힘써왔으며, 그 과정에서 보여준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도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교권 보호 4법의 개정에 협조해주신 국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23차례, ‘민생’은 9차례 언급했다. 그밖에 주요하게 언급한 단어로 국민 22번, 개혁 14번, 재정 13번 국회 10번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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