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 한 아이는 커서…뇌과학자들 연구 결과는?

김인한 기자 2023. 10. 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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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모성결핍이 뇌의 '외측 고삐핵'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청소년·성인기 때 받는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유난히 취약한 쥐 그룹은 뇌의 외측 고삐핵에서 신경세포의 연결부위인 시냅스 반응이 과증가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그룹은 외측 고삐핵에서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NMDA 수용체가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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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사랑 못받으면 뇌 외측 고삐핵 변화 초래
이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 받는 수용체 증가 확인
뇌신경세포 신호 주고받는 '시냅스' 가소성도 손상
한국뇌연구원 연구진이 어린시절 엄마로부터 받는 사랑이 부족할 경우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연구는 동물모델을 통해 입증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년기 모성결핍이 뇌의 '외측 고삐핵'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청소년·성인기 때 받는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외측 고삐핵은 감정과 행동 변화를 조절하는 뇌 영역이다. 다만 동물모델을 활용한 연구로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뇌연구원은 김정연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박사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스트레스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Stress)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강미선 뇌연구원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영·유아는 부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로 인해 성장 과정에서 우울증 같은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뇌과학자들은 영·유아기 양육결핍에 의한 뇌기능 손상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뇌 시상상부에 위치한 외측 고삐핵이 중요하다고 추정했으나 정확한 기전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뇌연구원 연구팀은 쥐를 활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생후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하루 4시간씩 어린 쥐를 생모와 분리시켜 스트레스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그룹과 취약한 그룹을 나누고 전기생리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유난히 취약한 쥐 그룹은 뇌의 외측 고삐핵에서 신경세포의 연결부위인 시냅스 반응이 과증가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를 말한다. 시냅스 가소성(변할 수 있는 능력)도 손상됐다.

분자적 변화도 포착됐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그룹은 외측 고삐핵에서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NMDA 수용체가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받아줄 수용체가 늘었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글루탐산 수송체인 'GLT-1'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또 스트레스에 의한 시냅스 변화가 기존에 알려진 글루코코리티코이드 수용체를 통한 것이 아니라 고삐핵에선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정연 박사는 "외측 고삐핵 내 시냅스 외부 영역의 세포조절 기전은 스트레스 취약 정도를 진단하는 새로운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냅스 외부 영역에서 NMDA 수용체 활성을 유도해 고삐핵 영역의 과활성을 억제하는 등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박사(아래)와 강미선 뇌연구원 박사후연구원. / 사진=한국뇌연구원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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