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처 “통일부 ‘북한인권보고서’ 매년 발간 부적절”
“탈북민 증언 내용 차별성 없어
내실 있게 2~3년 주기 발간 검토”
북한인권 민간 지원 “유사·중복”
국회예산정책처가 “통일부가 북한인권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것은 재정 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과제인 북한인권 개선 사업들 예산이 비효율적이고 중복 편성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1일 예정처가 발간한 ‘2024년도 통일부 예산안 분석’ 자료를 보면 예정처는 내년 1억9000만원 예산이 편성된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발간 사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발간은 북한인권 정책의 주요 사업으로 정부 차원에서 올해 처음 시행됐다. 앞으로 매년 공개 발간한다는 것이 통일부 방침이다.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을 위한 자료 수집에 한계가 있기에 매년 발간은 비효율적이라고 예정처는 평가했다. 예정처는 “자료 조사 대부분이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인터뷰 및 심층 면접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인권보고서 특성상 실시간 자료 수집이 필요하지 않고 증언 내용도 큰 차별성이 없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단기간에 북한 인권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2~3년 주기로 발간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발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힘을 실은 사업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의회 연설에서 “지난달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인권보고서를 최초로 공개 발간했다”며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의 참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일부가 북한인권 실상을 대내외에 알리겠다며 20억원을 신규 편성한 민간단체 활동 지원 예산은 다른 사업과 중복된다고 지적됐다. 예정처는 “통일부 내 기존 사업인 북한인권 국내외 네트워크 및 공감대 확산 사업에서 진행 중인 북한인권 관련 토론회, 좌담회, 워크숍 등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사업 필요성과 예산안 규모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7년여 동안 출범하지 못한 북한인권재단 예산(4억7500만원)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부터 매년 편성된 북한인권재단 운영 예산은 해마다 전액 사용되지 못했다.
예정처는 “재단 이사 추천 여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설치 비용을 예산에 미리 편성하는 것은 국가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저해한다”고 평가했다. 내년에 이사 추천이 이뤄지면 예비비를 신청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정처는 밝혔다. 북한인권재단은 야당이 이사 추천을 하지 않아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통일부가 104억원을 신규 편성한 국립북한인권센터 건립 사업은 사전 계획이 미비해 내년 예산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예정처는 “기본 계획 수립 절차도 없이 예산안을 편성해 현재 구체적인 공정 단계별 일정도 마련되지 않아 부지 매입 시점과 설계 완료 시점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실제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예산 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기금운용계획안에 포함된 남북경제협력 예산(2624억원)의 66%(1728억원) 가량이 비공개 사업으로 편성돼 투명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일부는 대북 협상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예정처는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존중해 공개 범위를 추가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내년도 통일부 예산안은 다음 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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