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먹던 대로…수험생 전원에 ‘수능 도시락’ 쏜다, 이 동네

양구군, 수험생 200여명에 무상급식 제공…재수생·군장병도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먹던 따뜻한 학교 급식 먹고 수능 대박 났으면 좋겠습니다.”

접경지역 소규모 지자체가 수능시험 당일 수험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도 양구군은 11월16일 예정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응시생 전원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양구군이 수능 당일 수험생 편의를 위해 별도의 교육경비 예산을 세워 무상급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국적인 사례를 봐도 이례적이다.

수능 당일 양구군에서는 양구고와 양구여고, 강원외국어고등학교 등 3개 고등학교 재학생과 재수생 등 200여명이 모두 유일한 고사장인 강원외고에 모여 수능시험을 치른다. 점심시간이 되면 강원외고 급식실로 이동해 평소와 같이 학교 급식을 먹는 방식이다.

수능 당일인 만큼 수험생 선택권 보장을 위해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갈비탕과 백반, 된장국, 흰죽 등 4가지 메뉴를 준비할 예정인데, 수험생 기호에 따라 고르면 된다. 1인당 급식 단가는 평소 학교 급식보다 비싼 1만원 수준으로 수험생 수가 적은 양구군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을 더한다고 해도 300만원 정도면 수능 당일 무상급식이 가능한 셈이다. 음식 알레르기 등 개인적 사정으로 양구군이 제공하는 학교 급식을 원하지 않는 학생은 개인 도시락을 준비하면 된다.

양구군은 수능 당일 학교 급식을 원하는 학생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재학생은 해당 고등학교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으며, 재수생과 군장병 등은 수능시험 예비 소집일 날 안내할 예정이다.

나성춘 양구군 교육정책팀장은 “강원외고는 기숙학교로 운영되다 보니 먼 곳에 사는 학부모가 아침 일찍 도시락을 챙겨주기 힘들다. 학부모는 도시락 준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수험생은 평소 먹던 학교 급식실에서 기호에 맞는 식사를 선택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 시험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