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이런 선수는 없었다’ 메시, 통산 8번째 발롱도르 수상...역대 최다+비유럽 리그 최초 수상
[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리오넬 메시가 8번째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은 지난 31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들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이자,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수상자를 호명했다. 메시였다. 그는 단상 위로 올라가 디디에 드록바, 베컴과 포옹한 뒤 밝은 표정으로 트로피를 받았다.
메시는 “역사상 최고의 팀에서 뛴 건 행운”이라며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함께 이룬 성과를 인정받아 기쁘다. 발롱도르를 특별하게 만든 건 월드컵 우승”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선배’ 디에고 마라도나를 향해 감사를 전했다. 그는 “마라도나가 바랬던 것처럼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 축하하게 됐다. 그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메시는 자신의 커리어 8번째 발롱도르를 받았다. 첫 번째 발롱도르는 2009년이었다. 당시 소속팀 바르셀로나는 전대미문의 6관왕을 달성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데이,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을 한 해 동안 제패했다.
그는 라리가 득점왕,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거머쥐며 팀을 이끌었다. 메시는 발롱도르를 포함해 FIFA 올해의 선수, 유러피언 골든슈를 받았다. 메시는 2009/10시즌 53경기 47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이듬해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메시는 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리그에선 파괴력이 더했다. 2010/11시즌 라리가 도움왕과 최우수 공격수에 올랐다. 리그 MVP도 메시의 몫이었다.
2011년도 메시의 해였다. 소속팀은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시는 2011/12시즌 동안 60경기 73득점 29도움을 퍼부었다.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한 시즌 최다 득점, 라리가 득점왕과 한 시즌 최다 득점 모두 메시가 경신했다. 당연히 발롱도르 주인공도 메시였다. 그는 본인 커리어 세 번째 수상에 성공하며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멈추지 않았다. 2012년 메시는 발롱도르 4연속 위너로 선정됐다. 그도 그럴 것이 기록이 역대급이었다. 메시는 2012년 한 해만 91골을 폭격하며 한 해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라리가에선 21경기에서 연속 골을 넣으며 최다 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만들었다.
연속 수상 이후 2년 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자리를 내줬다. 당시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르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의 경기력과 기록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훨씬 좋았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2년 만에 메시가 돌아왔다. 2014/15시즌 56경기 58골 28도움을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트레블(라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동시 우승)을 기록했다. 메시는 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이후 호날두가 2016년, 2017년 발롱도르를 연속 수상했다. 2018년엔 루카 모드리치가 월드컵 준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공로를 인정받아 발롱도르 정상에 올랐다. 2008년부터 이어진 메시와 호날두의 독식을 끊었다.
2019년 발롱도르 시상대에 메시가 다시 올라갔다. 바르셀로나의 주장으로 시즌을 시작한 그는 50경기 51골 19도움을 기록했다. 팀을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라리가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에 동시에 올랐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왕이 됐다. 유러피언 골든슈도 메시가 가져갔다.
2020년엔 코로나 19로 인해 시상이 취소됐다. 당시 조기 종료된 리그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주최 측에서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뒤 발롱도르를 다시 들었다. 물론 소속팀은 PSG였으나 바르셀로나 활약이 수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시즌에 47경기 38골 12도움을 기록했다.
2020/21시즌 당시 그는 단일 클럽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최다골 기록자는 산투스의 펠레였다. 역대 최초로 13시즌 연속 30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시기에 바르셀로나 역사상 가장 경기를 많이 뛴 선수가 됐다. 라리가에선 본인 커리어 8번째 득점왕에 올랐다. 많은 전문가는 이때가 메시의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이라고 예측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진다는 발롱도르를 무려 7번 수상했다. 얻지 못한 트로피도 거의 없었다. 유일한 흠은 월드컵이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독일을 만나 패배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은퇴를 결심했기에 메시의 국가대표 커리어는 완성이 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메시는 사실상 커리어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거짓말처럼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메시는 16강 토너먼트부터 8강, 4강 경기에서 모두 득점하더니 결승전에선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당연히 월드컵 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메시가 가져갔다.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던 메시가 돌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했다. 최근 미국 무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유명 선수들이 향하고 있지만 메시가 가기엔 다소 아쉬웠다. 바르셀로나도 메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이적은 충격적이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이적 이후 11경기 11골 5도움을 올렸다. 메시가 오고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마이애미는 2023 리그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대회 MVP와 득점왕을 독식했다.
자연스럽게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축구 매체 ‘골닷컴’은 발롱도르 파워랭킹을 업데이트했다. 매체는 “메시는 2022/23시즌 후반기에 경기력이 하락했으나 상징적인 월드컵 우승으로 발롱도르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 마이애미 이적 후에도 메시는 여전히 막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메시의 수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9일(한국 시간) 발롱도르 공식 SNS는 발롱도르 트로피가 제작되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렸다. 해당 영상과 함께 ‘44%’라는 숫자가 덧붙었다.
‘엘 풋볼레로 USA’는 ‘44%’의 의미를 추측했다. 매체에 따르면 ‘44%’는 메시의 44번째 트로피를 의미한다. 메시는 선수 커리어 동안 44개의 트로피를 들었다. 또한 4+4=8이기 때문에 ‘44%’가 메시의 8번째 수상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다른 이유도 들었다. 발롱도르 시상식인 10월 30일(현지 시간)은 고(故)디에고 마라도나의 생일이다. 전 세계와 아르헨티나 축구사에 기념비적인 인물의 생일에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가 완성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단순한 추측이었기 때문에 ‘44%’가 메시의 발롱도르를 의미한다는 주장은 신뢰성이 낮았다. 다만 추측과 별개로 메시의 활약과 월드컵 우승 등을 고려했을 때 메시의 수상이 가능성이 높긴 했다.
수상자 명단이 유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를 시작으로 여러 외신이 메시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메시는 지난 12월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토너먼트는 2022년에 열렸으나 2023년 발롱도르의 일부다. 메시에게 여덟 번째 발롱도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자신의 SNS에 “리오넬 메시가 발롱도르를 받을 것이다. 메시 측과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는 이미 행사가 열리는 파리행 비행기를 예약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시의 여덟 번째 발롱도르엔 월드컵 성적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엘링 홀란의 활약도 대단했다.
홀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5경기 36골을 퍼부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한 시즌 38경기 체제로 바뀐 이후 최다 득점이었다. 홀란의 활약에 힘입은 맨시티는 트레블(EPL, FA컵, UCL 동시 우승)을 완성했다.
홀란은 지난 8월 PFA가 선정한 2023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홀란은 당시 후보엔 홀란을 비롯해 케빈 데 브라위너, 존 스톤스, 마르틴 외데고르, 부카요 사카, 해리 케인이 포함됐다. 홀란은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이어 이틀 만에 홀란이 개인상 2관왕을 거머쥐었다. 홀란은 UEFA 시상식에서 ‘올해의 남자 선수’로 선정됐다. 홀란은 투표에서 총 352점을 획득했다. 메시(227점)를 크게 따돌렸다. 홀란은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10경기 11골을 넣고 있다.
과거 스타 플레이어로 평가받았던 전직 선수들이 메시의 손을 들었다. 프랑스 레전드 티에리 앙리는 CBS 스포츠를 통해 2023 발롱도르에 대해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토론할 수 있다. 우리는 월드컵 결승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프랑스인으로서 나는 월드컵 결과에 실망했다. 그러나 메시가 발롱도르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순 없다. 많은 사람이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나 엘링 홀란이 왜 안 되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메시가 받는 게 옳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축구 황제’ 호나우두도 메시를 지지했다. 그는 ‘TNT 스포츠’를 통해서 “발롱도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메시에게 가야 한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한 일은 특별했다. 그것은 나에게 펠레와 마라도나를 떠올리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주인공은 메시였다. 이번 수상으로 발롱도르 8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발롱도르 최초 비유럽리그 소속 선수 수상이라는 새로운 역사까지 만들었다.
그동안 천재라고 불렸던 선수들은 대부분 전성기가 길지 않았다. 메시는 달랐다. 2009년 첫 발롱도르 수상부터 이번 2023년 발롱도르 위너까지 약 14년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 자리를 지켰다.
[2023 발롱도르 최종 순위]
1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아르헨티나)
2위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노르웨이)
3위 킬리안 음바페(PSG,프랑스)
4위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벨기에)
5위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스페인)
6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브라질)
7위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아르헨티나)
8위 빅터 오시멘(SSC나폴리,나이지리아)
9위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포르투갈)
10위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크로아티아)
1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이집트)
1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폴란드)
13위 야신 부누(알 힐랄,모로코)
14위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독일)
15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아르헨티나)
16위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프랑스)
17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SSC나폴리,조지아)
18위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잉글랜드)
19위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잉글랜드)
20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아르헨티나)
21위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프랑스)
22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대한민국)
23위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카메룬)
24위 부카요 사카(아스널,잉글랜드)
25위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크로아티아)
26위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독일)
27위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이탈리아)
공동 28위 랑달 콜로 무아니(PSG,프랑스),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노르웨이)
30위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포르투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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