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줏값에 소주까지 오르네"…'소맥' 세트 2만원 훌쩍 넘는다

하이트진로, 11월9일 소주 6.95%·맥주 6.8% 인상
일반 음식점 소주·맥주 도미노 가격 인상 우려

경기 수원시의 한 가게에서 소주와 맥주를 3000원에 팔고 있는 모습. 2023.2.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맥줏값에 이어 소줏값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소맥(소주+맥주)값'도 들썩이고 있다.

오비맥주가 스타트를 끊은 맥줏값 인상은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맥주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졌고 후발 업체들의 도미노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오르며 식당과 주점에서 판매되는 소맥값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는 주정 및 공병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11월9일 소주 대표 브랜드 참이슬 각각 6.95%, 6.8% 인상한다.

소주의 경우 '참이슬'과 '진로' 등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로 담금주를 포함한 1.8L 이상 페트류 제품과 일품진로 등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한다.

맥주 '켈리'와 '테라'의 경우 편의점 등에서 판매 비율이 높은 500mL 캔맥주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으로 향후 음식점에서 주류 가격이 더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보통 주류 출고가가 오르면 판매가를 보통 1000원씩 올린다.

이미 소주 5000원, 맥주 6000원으로 팔고 있어 '소맥(소주+맥주) 1만원'이 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격을 더 올린다면, 소맥 세트(소주 1병, 맥주 2병)는 앞으로 2만원을 넘길 전망이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연초께 롯데칠성음료도 소주 출고가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총대를 메고 쏘아 올린 가격 인상이 사실상 '소맥 1만원' 시대를 끝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소맥값 인상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앞서 오비맥주는 이달 11일 '카스', '한맥' 등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롯데칠성음료(005300) 등도 맥주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들은 "당장의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각종 원부자재값이 오른 만큼 수익성 악화에 백기를 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음식점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맥값' 역시 올라가고 있다"며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