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휴대폰 고장났어” 그 문자 피싱 가담한 17살 ‘철창행’

법원 관련 이미지. /조선DB

가족을 사칭하는 전화금융사기(메신저피싱) 조직원으로 활동하다가 재판에 넘겨진 17세 청소년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1일 광주지법 형사4단독(이광헌 부장판사)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군(17)에게 단기 1년6개월에 장기 2년의 실형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4월부터 7월말까지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으로 활동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A군은 조직 내에서 이른바 ‘중계소 관리책’을 맡아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계소는 국제전화나 인터넷 전화 등의 발신번호가 뜨면 피해자들이 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국내 내선번호로 변경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이다.

A군은 광주 북구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30대와 유심칩 다수를 관리하며, 해외에서 발신된 문자메시지가 국내에서 보내진 것처럼 조작하는 범행에 관여했다.

이런 중계기를 통해 발신된 문자 메시지는 ‘엄마. 나 휴대폰 고장나서 수리 맡겼어. 임시번호로 문자하고 있는데 보면 바로 답장 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들 조직은 이런 문자메시지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아들과 딸 등으로 가족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였다.

A군은 지난 3월 무면허로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다 정지신호를 위반하고, 사고를 낸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메신저피싱 조직원들의 조직적인 역할 분담 아래 고도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계획적인 금융사기 범죄를 일으켜 그 사안이 상당히 중하고, 범죄 가담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앞서 여러 범죄로 소년보호사건 송치된 전력이 있는 점, 미성년자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