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22위' 김민재, 세계 센터백 1위-2019 손흥민과 동률...괴물의 시대가 열렸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는 이제 아시아 역사상 최고의 센터백이다.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31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진행했다. 발롱도르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서,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라고 평가된다.
이번 수상을 앞두고 김민재의 순위에 아시아가 주목했다. 지난 9월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이 공개됐을 때부터 김민재는 역사를 썼다. 아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센터백이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포함된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게 최초였다. 설기현, 박지성(이상 2005년), 손흥민(2019년‧2022년)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로 지명됐다.
발롱도르 시상식을 앞두고는 김민재가 아시아 역사상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은지에 시선이 집중됐다. 기존 아시아 역사상 발롱도르 최고 순위는 2022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세운 손흥민의 11위다. 당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랑스 풋볼'은 본격적인 시상식을 앞두고 30위부터 차례대로 순위를 발표했다. 발표된 순위는 30위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20위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 28위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 27위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위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위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이었다.
김민재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센터백 두 명인 디아스와 그바르디올이 김민재보다 먼저 순위가 공개됐다. 순위에 상관없이 김민재는 2023년 발롱도르 시상식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최고의 센터백이 된 것이다.
김민재는 24위인 부카요 사카(아스널)와 23위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개된 후 22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역사상 센터백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김민재는 22위로 높은 순위로 첫 발롱도르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22위라는 순위만으로도 김민재는 역사를 작성한 셈이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월드 클래스 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손흥민이 토트넘을 팀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으로 이끈 뒤에 발롱도르 22위에 오른 바가 있다. 김민재는 아시아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발롱도르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센터백으로서 발롱도르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에서 포인트를 획득한 아시아 선수는 2019년과 2022년의 손흥민,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뿐이었다.
센터백으로서 포인트를 획득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포함됐던 센터백 중에서도 발롱도르 TOP 10에 진입했던 선수는 거의 없다는 역사가 증명한다. 2019년 발롱도르에서 버질 반 다이크가 2위를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던 이유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2022-23시즌 나폴리로 이적한 뒤에 보여준 최고의 활약 덕분에 얻어낸 성과다. 김민재의 2022-23시즌 활약을 다시 돌아보면 모든 게 아시아 최초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단장이 선택한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김민재였다. 쿨리발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쿨리발리 대체자라는 큰 부담감에도 김민재는 입단 첫 경기부터 미친 듯한 수비력과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세리에 무대에서 9월 리그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에 뽑혔다. 골을 넣은 스포츠인 축구에서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공격수 같은 포지션에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김민재는 믿기 힘든 활약으로 곧바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입단 1달 만에 수상한 김민재는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시즌 초반부터 쿨리발리의 공백을 완전히 지워버린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는 역사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김민재의 수비력에는 안정감이 생겼고, 덕분에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했다. 김민재 영입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 나폴리의 질주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처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김민재는 33년 동안 세리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던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선물했다. 팀 트로피와 함께 김민재는 역사적인 개인 수상까지 달성했다. 2022-23시즌 세리에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리그 베스트 수비수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났다.
2022-23시즌 나폴리의 세리에 우승 과정에 있어서 김민재는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함께 제일 중요했던 인물이었다. 세리에 입성 1시즌 만에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완성했다. 나폴리를 33년 만에 이탈리아 최강으로 이끈 김민재는 세리에 베스트 수비수까지 선정되면서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세리에 올해의 팀, ESM(European Sports media) 올해의 팀 등 개인적인 수상도 엄청나게 화려했던 김민재다. 유럽 시즌 도중에 진행된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도 부상 여파 속에서도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김민재 위로 21위는 앙투완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계속해서 20위부터 11위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야신 부누(알 힐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순이었다.
마지막으로 10위부터 4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빅터 오시멘(나폴리),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까지가 이름을 올렸다.
발롱도르 포디움에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올랐다. 3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건 언론에 이미 공개된 대로 메시였다. 메시는 역사상 8번째 수상을 차지하면서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자신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실하게 다졌다.
이번 시상식에는 발롱도르 시상식을 제외한 여러 수상이 있었다. 먼저 한 시즌 동안 클럽과 대표팀을 포함해 가장 많은 득점을 터트리는 선수에게 주는 '트로페 게르트 뮐러' 상은 홀란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지난 2021년 8월 세상을 떠난 게르트 뮐러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은 트로피다. 홀란은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53경기 52골,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4경기 4골을 기록해 도합 57경기 56골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은 아르헨티나를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르티네스에게 돌아갔다. 2023년 후보는 에밀리아노,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테어 슈테겐(바르셀로나), 도미니크 리바코비치(페네르바체), 부누, 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아론 램스데일(아스널), 마이크 메냥(AC밀란), 브라이스 삼바(RC 랑스)가 이름을 올렸다.
21세 이하 선수 발롱도르라고 불리는 '트로페 코파'는 주드 벨링엄이 수상했다. 미드필더 벨링엄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공식전 42경기 14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면서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23 발롱도르 전체 순위]
30.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28. 랑달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 / PSG)
28. 마르틴 외데가르드(아스널)
27.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 / 맨체스터 시티)
24. 부카요 사카(아스널)
23. 안드레 오나나(인터밀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2. 김민재(SSC 나폴리 / 바이에른 뮌헨)
21.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0.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19. 해리 케인(토트넘 훗스퍼 / 바이에른 뮌헨)
18.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 / 레알 마드리드)
17.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SSC 나폴리)
16.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 알 이티하드)
15.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14.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 바르셀로나)
13. 야신 부누(세비야 / 알 힐랄)
12.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11.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0.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9.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8. 빅터 오시멘(SSC 나폴리)
7.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6.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5.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4.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3.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2.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1.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 인터 마이애미)
사진=프랑스 풋볼, 뮌헨, 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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