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출퇴근 주민, 고양·성남 제일 많고 김포는 11위

손덕호 기자 2023. 10. 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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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주민들 서울로 출퇴근한다며 추진
일산 있는 고양시, 분당 있는 성남시가 더 많이 출퇴근
경기 31개 시·군 중 김포시는 11위 그쳐
오세훈 “김포가 먼저 제기” 김동연 “진지하게 고려할 사항 아냐”

경기 김포시 내에서만 논의가 되고 있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이 여의도로 옮아 붙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모두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에 긍정적이지 않았는데, 집권여당이 추진하면서 수도권 전역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을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포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다는 게 편입해야 하는 이유로 제시됐는데, 일산이 있는 고양시, 분당이 있는 성남시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더 많기 때문이다. 다른 경기도 지자체가 서울로 편입을 원할 경우 다 들어줄 것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국민의힘 홍철호 전 의원이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키자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홍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與 ‘다른 곳도 원하면 서울 편입 지원하냐’ 질문에 “가정 전제로 답변 어렵다”

김 대표는 지난 30일 경기 김포한강기지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 내부 검토 결과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김포 서부권이 넓은 땅도 있고 바다를 끼고 있어서 잘만 하면 ‘제2의 판교’가 될 수 있겠다”며 “서울 강서권, 서북권의 배후 경제권도 발달하고 해외 무역, 외국인 투자, 관광이 다 함께 서울시 자원으로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원할 경우 다른 지자체에도 서울시 편입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 의견을 존중해서 절차를 진행할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도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걸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김포시 서울 편입은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경기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김포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걸면서 논란이 됐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도를 남·북도로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경우 김포시는 한강 남쪽에 있지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에 편입될 수 있다. 차라리 경계가 맞닿아 있는 서울시로 편입을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를 방문, 관제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같은 당 김병수 김포시장도 관련 법 발의와 주민투표 등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서울 편입을 주장했다.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려면 서울시·경기도·김포시 주민 투표를 거쳐야 하고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은 당이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시나 구리시 등 다른 지자체도 서울 편입을 원하면 당에서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김포는 이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특수성을 수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통근·통학, 과천·하남·광명서 많아

다만 경기도 28개 시와 3개 군 가운데 김포시가 유독 서울시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것은 아니다. ‘지옥철’로 불리는 2량 경전철 김포골드라인 때문에 김포시민이 서울로 출퇴근하기 힘든 상황이 부각됐지만, 1기 신도시인 일산과 분당이 있는 고양시와 성남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이 더 많다.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출근하는 통행량이 많은 시·군.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2016년 3월 7일부터 2017년 3월 31일까지 평일 266일 간 이동통신사 데이터를 이용한 출·퇴근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통행량은 고양시가 9만7054건(1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남시 9만6515건(12.3%), 부천시 7만8638건(10.0%), 남양주시 6만3523건(8.1%) 용인시 5만6931건(7.3%) 순이었다.

김포시의 일 평균 출근 통행량은 2만7392건(3.5%)으로 11위에 그쳤다. 김포시 앞에는 안양시, 광명시, 수원시, 의정부시, 하남시 등이 있다. 부천시나 광명시는 서울 구로구·금천구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시가지가 이어져 있다. 광명시 일부 아파트는 단지 가운데에 시·도 경계선이 지나가 어떤 동은 서울시, 다른 동은 경기도일 정도로 붙어 있다.

출퇴근 뿐만 아니라 통학을 포함해도 김포시보다 다른 경기도 지자체가 더 많이 서울로 이동한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서는 2020년 기준으로 “서울 이외 지역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비율은 경기 과천시(38%), 하남시(38%), 광명시(36%)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서 그 비율이 특히 높다”고 했다.

하안주공13단지 아파트는 단지 가운데로 서울시와 경기도 경계선이 지나간다. 왼쪽은 경기 광명시, 오른쪽은 서울 금천구다. /네이버 지도 캡처

◇“고양시를 서울로 편입해달라” 주장도 나와

김포시 서울 편입은 서울시와 경기도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서울시에서 논의가 제기된 게 아니라 김포시 쪽에서 먼저 논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다만 “최근 들어 계속 연락이 온다. 조만간 (김병수) 시장을 뵙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지난 2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에 대해 “아직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실성이 별로 없다는 뜻이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을 두고 대통령실과 상의가 있었는지 묻자 “그 얘기는 처음 듣는 것 같다”고 했다.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자,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김포 뿐 아니라 고양시도 서울로 편입시켜 행정권과 생활권을 일치시키길 바란다”며 “(경기도 인구) 1300만명, 너무 많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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