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으로 잘먹고 잘산다”…미국 도피 전세사기범에 피해자들 분통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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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피해 호소 이어지고 있는 대전 다가구주택 [사진 = 연합뉴스]
대전에서 전세사기를 벌이다 미국으로 도주한 임대인이 현지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에서 다가구주택 빌라 11채를 소유한 임대인 A씨(48)와 일가족은 지난 5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6개월째 도피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현지 한인들을 통해 A씨가 남편,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미국 애틀랜타에서 최근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A씨 일가족은 근교 고급 주택에 살고 있고 아들은 현지 고급 사립학교에 다닌다. A씨 아들은 선수 출신 펜싱 강사로부터 펜싱을 배우고 있다.

최근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일가족은 급히 다른 곳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가족이 머물던 고급 주택에서 이사가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한 20대 피해자는 연합뉴스에 “범죄자가 이렇게 사기 치고 도망가서 호의호식하는 게 쉬운 일인가, 나는 왜 열심히 돈을 벌었나 싶은 허탈감이 너무 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6월에는 피해자인 5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A씨로부터 전세사기 피해를 당해 경찰에 고소장을 낸 이들은 75명이다. 피해 금액은 50억원이 넘는다.

A씨는 피해 세입자들에게 선순위 보증금을 속이는 방식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만료일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챘다.

경찰은 여권 효력중지와 적색수배 등 인터폴 공조를 통해 미국에 있는 A씨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A씨가 거주지를 이전한 후 아직까지 그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폭로 유튜버는 최근 자신의 영상을 통해 A씨와 A씨 남편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한인들의 제보를 받기도 했다.

6월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공동소유주와 공인중개사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지만, 주요 피의자인 A씨가 여전히 미국에서 도피 생활 중이라 수사에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전세사기 연루 공범 조사를 마무리한 후 범죄 성립을 밝히기 위해 A씨가 지급 불능에 빠진 시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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