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수상히 여긴 택시기사, 재치있는 신고로 보이스피싱범 잡았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10. 31.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금 수거책이 돈 받는 장면 목격
112 전화해 “형 저예요, 땡잡았어요”
이후 문자로 경찰과 검거작전 세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현금 수거책이 한 택시기사의 재치있는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사기방조 혐의로 40대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경기 안성시 공도읍 한 길가에서 50대 피해자로부터 현금 1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꾸며 저금리로 대출을 갚아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한 택시기사의 경찰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그가 피해자로부터 돈봉투 두 개를 건네받는 것을 본 택시기사 B씨(55세)가 수상함을 느낀 것.

B씨는 왕복 호출을 받고 수원시 팔달구에서 A씨를 태워 안성시 공도읍 한 길가에 그를 내려준 뒤 잠시 기다리던 중 범행 모습을 목격했다.

B씨는 A씨를 다시 택시에 태워 수원으로 돌아가던 중 112에 전화를 걸어 “형 저예요, 저 택시하잖아요. 땡잡았어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통상적인 신고 내용과 다른 B씨의 전화 의도를 알아챘고, 이후 B씨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A씨 검거 작전을 세웠다.

B씨는 경찰과 문자를 나누면서 “승객이 전화금융사기범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내리는 수원역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가 택시에서 나온 그를 긴급체포했다. A씨가 갖고 있던 피해 금액 1500만원도 압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건당 20만원을 준다는 고액 알바 광고를 보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현금을 전달받으려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