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MBC, 왜 4년 만에 화해했나…"K팝 위력 확인"
세븐틴·르세라핌·뉴진스 등 하이브 소속 팀들 MBC 음악방송 출연 안해
"K-팝 위상에 걸맞은 아티스트·방송사의 관계 정립 필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의장·안형준 MBC 사장 회동은 하이브를 중심으로 한 K팝의 힘을 새삼 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하이브와 K팝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방 의장과 안 사장의 만남은 MBC의 대화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날 MBC 측은 과거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와 관련해 자사에서 발생했던 일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MBC의 진심어린 사과와 K-팝 아티스트 권익 제고에 대한 공감 덕분에 이번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사실상 MBC가 하이브에 사과하는 형식을 취한 셈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약 4년 만에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
하이브·MBC는 어떻게 멀어졌나
하이브는 생방송 출연 대신 사전녹화를 제안했으나, MBC는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 미국 스케줄과 겹치지 않았지만 방탄소년단은 MBC 외 지상파 다른 두 곳인 KBS와 SBS 연말 가요축제엔 모두 출연했다.
공교롭게도 2018년 '가요대제전' 이후 MBC·하이브 사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에도 세계를 휩쓸던 방탄소년단이 출연했으나, 다른 소속사 가수 위주로 축제가 진행돼 K팝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이후 MBC와 하이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는데 2019년 '가요대제전' 건이 발화점이 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이후 하이브 소속 뮤지션은 물론 하이브가 인수한 쏘스뮤직 소속 '여자친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 그리고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르세라핌' '뉴진스'까지 '쇼! 음악중심' 등 MBC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2020년 8월 첫 영어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처음 1위를 차지한 뒤 팝 전문 프로그램인 MBC 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하긴 했지만, 이는 MBC TV 음악방송과는 별개로 방탄소년단과 이 프로그램이 서로의 권위를 인정한 결과였다.
특히 하이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마지막 날 산하 레이블 소속 가수들을 데리고 합동 콘서트를 열면서 MBC와 하이브는 평행선을 가는 듯했다. 매해 마지막날은 '가요대제전'이 열리는 날로 K팝 업계에선 그 날을 비워두는 게 관행이었다.
MBC, 하이브에 왜 대화를 제안했나
특히 최근엔 지상파 방송사들도 음악방송을 해외에서 열고 관객을 모객하는 형태가 관례화되면서 인기 K팝 가수들 섭외는 주요한 업무 중 하나가 됐다. 실제 지난 22일 멕시코시티 팔라시오 데 로스 데포르테스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멕시코'는 뉴진스를 중심으로 한 인기 K팝 그룹들이 출연해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지상파 방송사들도 자체 K팝 지식재산권(IP)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MBC는 최근 아이돌 오디션 '소년 판타지'를 통해 '판타지 보이스'를 데뷔시켰다. SBS도 이달 중 걸그룹 결성을 위한 '유니버스 티켓'을 론칭한다.
안형준 사장은 전날 방시혁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K-팝의 위상에 걸맞은 아티스트와 방송사의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데 적극 공감한다. 아티스트와 방송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문화 조성에 MBC가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 의장은 "이번 만남이 과거의 관행을 넘어 건강한 콘텐츠 제작환경이 새롭게 자리잡는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번 안 사장과 방 의장의 만남으로 K팝 아이돌의 음악방송 출연 환경 문제도 개선될 지 관심이다.
방 의장은 안 사장에게 K-팝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아티스트 권익에 대한 존중이 담보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이브는 "이날 대화 자리에서는 아티스트들이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제작진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한참을 대기하는 관행 등이 개선돼야할 점으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특히 하이브와 MBC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과거의 불공정한 방송제작 관행을 타파하고 아티스트의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제작 환경을 정착시키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논의에 따른 가시적 결과물을 곧 도출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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