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재벌사칭 알았다” 남현희·전청조, 둘다 눈물 터졌다…진실공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와 그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 사이 진실 공방이 이어질 분위기다.
현재 경찰은 전 씨의 사기 행각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신속·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경찰은 전 씨의 신병 확보를 검토하고 있으며, 공모 의혹이 제기된 남 씨가 사기 행각에 가담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남 씨는 자신도 전 씨에게 속아 피해를 봤다며 사기 행각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남 씨는 지난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전 씨를 '악마'로 칭하며 "꿈 같은 느낌이다. 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그 악마를 믿고 함께 한 그 시간들이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다. 저희 가족도 피해를 본 부분이 많다"며 "엄마랑 제 동생, 친척, 아카데미 선생님들, 그 주변 사람들 명의로 무언가 했다는 정황도 이번에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전혀 몰랐는가'라는 물음에는 "저한테는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 씨는 "처음 만날 때부터 '사기꾼이 아닌가', 저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의심은 했다"며 "그런데 지내는 중 의심되는 걸 물어보면 다 대답을, 저희가 이해되게 대답하는 재주가 있었다"고 했다.
남 씨는 전 씨에게 고가의 자동차와 명품 선물을 받은 데 대해선 "상위 0.01% 학부모들을 상대하는 펜싱 사업을 하기에 '명품 옷을 입고 고가의 차를 타야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안 나온다'며 선물을 해줬다"고 해명했다.
남 씨는 울면서 "펜싱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저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 제가 너무 무지해서, 저를 소중히 생각하는 분들에게 너무 걱정을 끼쳤다.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남 씨는 전 씨의 신분 사칭을 지난 23일 잡지사 인터뷰가 보도된 후 알았다고 밝히는 등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자신도 전 씨에게 '완전히' 속은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남 씨는 26일 공개된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청조에게 완전히 속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논란을 놓고 전 씨는 같은 날 채널A 인터뷰에서 자기 입장을 밝혔다.
전 씨는 "제 기억으로는 7살 때부터 아빠가 없었고 할머니, 엄마와 자랐다"고 말하며 자기가 유명 그룹의 혼외자도, 재벌 3세도 아니라고 시인했다. 전 씨는 이 사실을 남 씨가 지난 2월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키도 했다. "재벌 3세 사칭을 위해 기자 역할 대행을 고용했는데, 제 휴대전화를 보고 남 씨가 알아챘다"는 것이었다. 전 씨는 지난 7월께 가슴 절제술을 했는데, 이 또한 남 씨의 권유였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임신테스트기 논란에 대해서도 경호원이 사온 걸 전달했을 뿐, 가짜 테스트기를 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전 씨는 "실제로 두 줄이 나왔다. 산부인과에 갔는데 노산기가 있고 유산된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말에는 "나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며 "그런데 그게 왜 중요한가. 나는 남현희를 사랑했고, 누구 아이든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 씨 또한 눈물을 흘리며 "진실이 드러난 후 극단적 선택도 생각했다"며 "경찰 조사를 피할 생각이 없다.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 죗값을 받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에 접수된 전 씨의 대출 사기미수 고발건과 송파경찰서에 접수된 앱 개발 투자사기 고소 건은 송파서에 병합됐다.
송파서는 앱 개발 투자 사기와 관련해 지난 27일 고소인을 불러 조사했다.
이 밖에 전 씨는 남 씨 어머니 집을 찾아가 여러차례 문을 두드린 혐의(스토킹)와 남 씨 조카를 폭행한 혐의(아동학대)도 받고 있다. 두 사건은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본격적 수사에 앞서 전 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 씨의 공범 여부까지 열어놓고 수사하느냐는 질문에 "(진정서에)그런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전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했다.
앞서 전 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 씨가 전 씨로부터 명품 가방 등을 선물받는 등 깊은 관계였다"며 남 씨의 공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지난 28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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