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두옥 美켄터키대 교수 "15년간 한·미 정책연수 가교역할"
15년간 한국 졸업생 563명 배출…지난 28일 한국 총동문회 발족
"자리잡은 IPPMI를 떠나 국제기구 연계 美 대학 설립 구상중"
[서울=뉴시스]우은식 이주영 인턴 기자 =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KFC로 유명한 미국 켄터키주에는 인구 30만명의 교육 도시 렉싱턴(Lexington)시가 있다. 이곳이 교육 도시로 불리는 이유는 공공 행정학으로 이름 난 켄터키주립대(University of Kentucky)가 이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매년 십수명의 한국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 공무원들이 이곳 렉싱턴으로 연수 파견을 다녀 온다. 켄터키주립대 행정정책대학원인 마틴 스쿨(Martin School)에 있는 국제공공정책연수원(IPPMI)에서 행정 교육과 미국의 선진 공공 시스템을 접하기 위해서다. 이 연수원의 산파역을 한 이가 한국인 김두옥(66) 교수다.
김 교수는 한국자치경영평가원 박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7년 혈혈단신으로 렉싱턴에 건너가 연수기관 설립해 나섰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마틴 스쿨에서 IPPMI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IPPMI는 그동안 563명의 한국 졸업생을 배출하며 이제 미국 행정학 연수 코스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김 교수는 IPPMI 창립 15주년을 맞아 창립된 한국 총동문회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주 서울에 왔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IPPMI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신다면.
"국제공공정책연수원(IPPMI; International Public Policy and Management Institute)는 공공행정 전문 연수기관이다. 비학위 연수과정, 직무 과정, 행정학 석사 과정, 정책학 석사 과정, 단기 정책 과정 총 5개의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있다."
-IPPMI만의 특징이 있다면.
"교육 연수 대상이 한국 정부의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론적인 아카데믹한 코스는 물론 미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지 필드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등 현장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재난안전에 관련된 학생이 오면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가서 미국 연방의 재난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고, 해당 공무원들과 상호 교류하며 함께 연수받을 수 있도록 한다."
-설립된 지 15년이 지났는데, 졸업한 한국 연수생 수가 얼마나 되나.
"2009년 가을 학기부터 2023년 가을 학기까지 563명이 졸업했고, 내년 2024년 봄학기에 50명 정도 들어오면 총 졸업생 수는 내년에 600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미주리대와 미시간대 등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교육 기관도 있는데, IPPMI의 차이는 무엇인가.
"역사가 있는 미주리대, 미시간대와 달리 IPPMI는 창업자인 제가 새롭게 만들어서 성장시킨 기관이다. 미주리대의 경우 아시안센터에, 미시간대는 대학 부설 연수 기관인데 반해 IPPMI는 켄터키대 행정정책대학원 소속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그래서 저는 마틴 스쿨 대학 현직 정교수 신분이다."
-연수생들이 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나.
"정부에서 이곳으로 연수를 보낼 때 요구하는 연구 분야는 인사, 정부예산, 경제지역개발, 도시계획, 보건복지, 환경, 관광, 회계, 재난, 소방 등 행정 전분야에 이를 정도로 굉장히 다양하다. 그래서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양성하기보다 연수생의 전공에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맞춤형으로 운영하기가 무척 까다롭긴 하다."
-IPPMI를 설립한 뒤 교육 외적으로 세운 가장 큰 업적은 무엇인가.
"교육 외 업적은 한국과 켄터키 간 상호 교류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켄터키주 정부에서 저를 고마워하는데, 그 이유는 이곳이 시골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한국에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켄터키주 정부에서는 이같은 업적을 인정해 김 교수에게 명예대령(명예대사) 자격을 부여했으며, 미 국무부 교육청에서는 김 교수를 국제교환교육프로그램 책임교육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IPPMI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학위 과정과 비학위 과정에 따라 다르다. 학위 과정은 대학교 본부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토플(TOEFL) 같은 영어 기준 점수가 중요하다. 학위 과정 이외의 프로그램은 IPPMI에서 선발 과정을 맡고 있는데, 이곳에 올 공무원분들이 무엇을 배워서 돌아갈 지에 대한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연수생에게 항상 ‘하나라도 더 배워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과 인턴십 외에도 여행과 같은 휴식과 미국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빠뜨려선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IPPMI 설립 15주년을 맞아 총동문회가 설립됐다고.
"원래는 10주년에 총동문회를 만들려고 했는데, 그때는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시기상조였다. 15주년인 지금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단위로 졸업생들이 정착한 상태였고, 공공기관 등 다양한 졸업생을 배출해 총동문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전국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 모습이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미국 공무원 조직과 한국 공무원 조직의 가장 큰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느냐, 일반 행정 전반에 대한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미국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한 분야에 공무원이 정착하면 퇴직할 때까지 그곳에서 활동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일종의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일반 행정 전문가, 즉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곳으로 인사 발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 의견으로는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한 곳에 오래 근무하다보면 좁은 시각과 부패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텐데.
"한 분야에 정착하면 부패와 같은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미국 공무원 조직의 부패는 확실히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분명히 있고,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미국 공무원 조직에는 한국과 같은 상명하복 문화 대신 합리적 권위가 존재한다는 것도 차이로 들 수 있다. 미국 공무원 조직은 억압적인 지시없이도 상호 존중을 토대로 행정 업무를 진행하는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지금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는데 당시 희생자 중 한 명이 켄터키대 학생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도 추모 행사 같은 것이 있나.
"미국 사회에서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켄터키대 간호학과 학생인 앤 기스케 양이 희생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엘리 카필루토 켄터키대 총장도 전체 학생들에게 추모 메일을 보냈다. 그들 커뮤니티의 일원이 이렇게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는 것에 대해 대학 차원에서 추모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고, 한국에서 일어난 참사에 희생돼 한국인으로서 더 깊은 슬픔을 느꼈고 애도를 표했다."
-아직도 젊게 보이시는데 은퇴를 준비하신다고.
"제 몸에는 도전 DNA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어려움과 맞닥뜨려도 그다지 두렵지 않다. 오히려 그 어려움을 즐기고 그것을 돌파하는데 익숙하다. 저의 15년 미국 도전사가 바로 그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잡은 IPPMI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려고 한다."
-어떤 도전을 준비하시는지.
"생면부지의 땅 미국에서 IPPMI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은퇴 후 저 자신의 대학을 설립하고자하는 꿈이다. 국제연합(UN) 이나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관과 연계해 개발도상국의 젊은 인재육성을 위한 대학을 설립하려고 한다.
지난 2012년 미국 국무부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보니, 이들 나라 젊은 인재들의 교육 열정은 가득한데, 국가가 그것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때부터 이들 인재육성과 교육을 위한 저만의 대학설립을 구상해왔다. IPPMI를 넘어 이제 제 3의 꿈, 제 3의 길을 향해 가고자 한다. 응원해달라.“
이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김 교수는 머지 않은 미래에 은퇴할 생각을 갖고 있다. 안정된 대학교수직을 뒤로 하고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한 큰 그림을 구상중이다. 김 교수의 원대한 꿈이 이뤄져 한국인 최초의 국제기관과 연계한 미국 대학 설립이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swoo@newsis.com, jooyoung445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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