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리턴에서 원딜 외면받는 3가지 이유
최근 대전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 리턴이 시즌1 마스터즈 결승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수많은 재미를 제공했어요. "이터널리턴도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구나"를 관중이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회를 보면 특이점이 있습니다. 대다수 대회 픽이 브루저와 탱커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어요. 항상 스쿼드에서는 빠지기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던 원거리 딜러가 비교적 적었습니다.
그나마 등장하는 원거리 딜러도 '스킬 증폭'을 기반으로 하는 스킬 딜러고, 기본 공격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원거리 딜러는 '하트' 하나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원딜 실험체는 얼굴을 찾아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대회가 아닌 솔로 랭크 관점으로 봐도 유저들 대부분이 원거리 딜러, 그 중에서도 기본 공격을 주로 사용하는 실험체에 의문을 표시합니다. "다른 좋은 선택지가 많은데, 굳이 그 실험체를 꺼내야하나"라는 입장이죠. 랭크 내에서 브루저 위주 공격적인 돌진 조합이 유행하는 원인입니다.
기자가 직접 이번 시즌 랭크 게임을 돌린 경험을 토대로 다이아 이상 구간까지 올리며 유저들이 원거리 딜러를 기피하게 된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어째서 원거리 딜러는 현재 메타에 이렇게 각박한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 함께 확인해 보시죠.
■ 메타 실험체들 모두 원딜 처치하기 수월하다
보통 원거리 딜러가 강세일 때는 해당 실험체들을 억제할 수 있는 카운터 픽이 눈길을 끌기 마련입니다. 현재 이터널리턴은 반대 상황입니다. 원거리 딜러를 처치하기 수월한 실험체들이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며 메타를 주도하고 있어요.
예시로 현재 다이아 이상 기준 픽률 1~3등 실험체는 '아비게일', '매그너스', '데비&마를렌'입니다. 모두 순간적으로 진입해 원거리 딜러를 처치하거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실험체들이에요. 이외에도 탱커 중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레븐', 상향을 받고 체급이 확 올라간 '아이작'도 위협적입니다.
하향을 받았음에도 유저 실력에 따라 수월하게 원딜을 처치할 수 있는 '쇼이치'나 '캐시'는 앞선에서 움직이고만 있어도 원거리 딜러에게 위협적입니다. 물리는 순간 위험하며 안전한 딜링을 위해선 케어가 필요한 원거리 딜러 실험체들에게 상당히 가혹한 메타입니다.
앞세 말한 실험체를 상대로 머리 아프게 원거리 딜러 실험체들을 뽑아 피곤한 게임을 이어가느니, 마음 편하게 메타 실험체들을 뽑아 상대 원거리 딜러를 잡아먹는 게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스쿼드 조합이 모두 브루저 위주라면 포지셔닝이 비슷하기에 포커싱이 쉬운 장점도 있습니다.
■ 초반 교전이 약해 트럭 몰기가 쉽지 않다
랭크 게임에선 우승이 목적이지만 킬 또한 중요합니다. 우승을 했더라도 킬을 많이 거두지 못했다면 상위권 유저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없습니다. 킬을 많이 먹을 때 가장 수월한 방법은 초반 강세인 실험체들을 필두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전략입니다. 강점을 살려 상대 스쿼드를 빠르게 탈락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후반까지 바라볼 수 있는 것이죠.
대부분 원거리 딜러는 이 조합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낮아 아군 탱커나 브루저를 따라가기 벅찬 경우가 많으며, 고립된 원거리 딜러는 적 입장에서 매우 좋은 먹잇감이죠. 아이템이 갖춰지고 안전한 딜링을 해야 고점이 나오는 원거리 딜러인지라 초반에 교전을 한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모든 원거리 딜러가 이에 해당되지는 않아요. 원거리 딜러임에도 이니시와 브루저 대응이 가능한 '버니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적들을 상대로 강세를 보이는 '권총 아야'와 조작감 개선으로 성능 향상을 이뤄낸 '시셀라'도 그나마 명맥을 유지 중입니다.
결국 초반에 트럭을 몰아 많은 킬 점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랭크 게임에선, 비교적 원거리 딜러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회에서 최상위권 유저들도 상대 브루저들에게 무력하게 당할 때가 많은데, 일반적인 랭크 게임에서 모르는 유저가 원거리 딜러를 한다면 그리 달갑게 보이진 않음이 당연합니다.
■ 팀 단위 이해가 필요한 포지셔닝, 긴 TTK로 인한 하이에나 위험
원거리 딜러 생명은 포지셔닝입니다.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전에선 어렵습니다. 원딜 포지셔닝은 아군의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원딜이 포지셔닝을 잘하고 있더라도 아군이 엉뚱한 진입 타이밍을 잡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딜링을 하기 위해서는 사거리 내로 진입해야 하는데, 들어가면 상대 브루저로 인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죠. 잘하는 원딜이라면 이마저도 고려해서 포지셔닝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또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아군 케어 없이 원딜 혼자 살아남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회에서는 아직 1.6 패치 버전이었기에 원거리 딜러들 상향도 이뤄지지 않았고, 최상위권 게임인지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픽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Newclear'팀 내 'Romantic' 선수가 '리오'를 픽했지만 아군 '마이'가 커버했음에도 브루저들 추격을 떨쳐내지 못하고 리타이어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결국 변수 없이 안전한 교전 구도를 만들려면 팀원이 원딜 근처를 머물며 케어해줘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안전하게 플레이한다면 필연적으로 TTK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하이에나 위험 또한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교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팀이 개입할 확률이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이런 상황 속에서 포지셔닝과 아군 위치를 신경 쓰며, 상대 스쿼드 내 위험한 실험체를 예의주시하며 딜링을 이어나가기는 프로라 할지라도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대부분 유저들이 즐기는 랭크 게임에서는 더더욱 기대하기 힘든 면이 있죠. 혼자서도 활약해 적들을 쓸어 담는 원딜 캐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 다음 시즌엔 원딜 강점이 살아날까?
아무리 원거리 딜러가 기피된다 한들 아예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밸런스가 망가진 건 아닙니다. 여전히 실력이 좋은 원딜 유저들은 캐리력이 있으며 고점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팀 게임 특성상 잘하는 원딜 유저 하나만으로는 우승에 다다르기엔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원딜을 잡아먹기 좋은 브루저 실험체들의 강세, 교전을 통한 스노우볼과 많은 점수 획득을 노리는 랭크 게임 메타, 혼자서는 활약하기 힘든 스쿼드 특징 등 복합적인 이유로 원거리 딜러 선호도가 상당히 낮은 상황입니다.
스킬 위주로 사용하는 원딜은 그나마 상황이 낫습니다. 기본 공격 위주로 딜링을 하는 원딜들은 고점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에 더더욱 선호도가 낮죠. 이터널 리턴에는 수많은 재미를 주는 다양한 원딜 실험체가 많기에 현 상황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금처럼 일부 원딜을 제외하면 아예 나오기 힘든 환경이 아닌, 다양한 실험체가 등장할 수 있도록 향후 밸런스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다양한 실험체들이 서로의 강점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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