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영의 겜성월드] `위믹스` 딛고 일어나 800억 수익, `오뚝이 근성` 품고 세계로
나이트 크로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 올라
블록체인 기술 더해 글로벌 시장 진출·신작 출시 예정
올 상반기 가상화폐 '위믹스'로 곤욕을 치렀던 위메이드가 다시 날아오르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있었던 '미르의 전설' IP(지식재산권) 분쟁은 원활한 수습으로 시장 진출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내에서 흥행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이트 크로우'는 올해 대한민국 게임 대상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여기에 최근에는 시프트업 지분을 매각하며 700%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 투자 선구안까지 주목받고 있다.
연일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3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셈으로, 위메이드는 기세를 몰아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코인 사태 위기에도…본업 '게임'으로 질주
위메이드는 올 상반기 김남국 의원의 위믹스 대량 보유 사실이 알려지며 국회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압수수색과 각종 소송이 뒤따르는 등 악재에 휘말렸다. 그러나 위믹스를 제외하면, 특히 본업인 게임 사업에서는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 4월 출시한 '나이트 크로우'가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게임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것.
위메이드가 서비스하는 '나이트 크로우'는 매드엔진이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모바일·PC 멀티 플랫폼 MMORPG다. 출시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자리하면서 오는 11월 15일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최고상인 대상(대통령상) 수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나이트 크로우'의 누적 매출은 출시 5개월 만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돌파했다.
'나이트 크로우' 흥행 외에는 중국 진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지난 8월 오랜 기간 IP 분쟁을 이어온 액토즈소프트와 중국 내 '미르의 전설2·3' 라이선스 사업 계약을 발표했다. 중국에서의 '미르의 전설' IP 분쟁이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르4'와 '미르M'의 현지 진출 기대감도 커졌다.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사실도 공개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MS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후 자회사 디스민즈워에서 개발 중인 신작 '디스민즈워(가칭)'를 MS 게임 플랫폼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00억이 800억으로…투자 철학·선구안 빛났다
게임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위메이드의 투자 철학과 선구안이 시장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4일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의 개발사 시프트업 지분 208만6080주를 약 800억원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투자 자금 회수다.
위메이드는 2018년 11월 시프트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번 매각으로 700억원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 아울러 이는 'S급 개발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가치 투자'를 지속해 온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위메이드 측은 "투자처를 선정하는 데 있어 당장의 수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창업자 혹은 창업팀의 성장 가능성, 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검토한 뒤 과감히 투자한다"고 부연했다.
실제 위메이드는 게임업계 투자의 귀재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일부 2만2209주를 1187억원에 매각했다. 2018년 50억원을 투자한 이후 일부 매각만으로 2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잔여 지분은 3만1369주다.
'나이트 크로우'의 개발사 매드엔진도 위메이드의 관계사다. 위메이드는 2021년 2월 매드엔진에 총 2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올해 5월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연결 기준 보유 지분율이 40%를 넘겼다.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 전반으로 위메이드의 공격적인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9월에는 블록체인·플랫폼 시장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SK플래닛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호 간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글로벌 영향력 확대 박차
위메이드는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보면 위메이드의 3분기 매출은 2236억원,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나이트 크로우'가 장기 흥행 궤도에 올랐고 액토즈소프트와의 계약으로 신규 라이선스 매출 1000억원이 발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라이선스 매출 효과가 없는 4분기에는 재차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위메이드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한다. 당장 연내 '나이트 크로우'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동시에 신작 개발도 이어간다. 위메이드는 오는 16~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3'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다. 'Life is Game: Omnichain Gaming'을 주제로 참가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관에 200부스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위메이드엑스알의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라운드원스튜디오의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신작을 공개한다. B2B(기업간거래)관에도 30부스 규모로 참여해 국내외 게임, 블록체인 파트너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가수 '청하'를 자사와 위믹스 모델로 발탁했다는 소식도 밝혔다. 청하는 '지스타 2023'을 시작으로 위메이드와 위믹스 모델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앞서 "급격하게 성장 중인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국내에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2년 연속 메인 스폰서 참가를 결정했다"며 "이번 지스타를 통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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