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아, 이제 부담 없이 병원 가자!”

김명희 기자 2023. 10. 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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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제하고 투명 공개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제 등 집사들의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0월 13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2023 튼튼 펫 페스타’ 행사 중 반려견 건강검사 모습. 지호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의 25%인 602만 가구로 나타났다. 세 집 건너 한 집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인데, 이들에겐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반려동물 1마리당 한 달 평균 양육비가 15만3800원으로 2021년(12만3500원)에 비해 24.5% 증가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과 농식품부 등의 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자의 약 83%가 동물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육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년 대비 약 40% 상승한 병원비(6만 원)가 지목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반려동물 다빈도 진료 항목 100여 개에 대해서는 진료비 부가세를 면제, 집사들의 부담 덜어주기에 나섰다. 농식품부의 이러한 정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반려동물 생명 보장과 동물보호 문화 확산이라는 국정 과제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10월 1일부터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가 면제되는 항목은 진찰, 투약, 검사 등 기본 진료와 구토, 설사, 기침, 발작 등 증상에 따른 처치, 외이염, 아토피성피부염, 심장사상충증, 결막염, 중성화수술, 무릎뼈 탈구 수술 등이다. 그동안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 진료 시 질병 '예방’ 목적의 일부 항목(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병리학적 검사 등)에 대해서만 부가세를 면제해왔다. 그런데 이번 부가세 면제 대상에 진찰, 투약, 검사 등 동물병원에서 행해지는 기본적인 진료 행위와 내과, 피부과, 안과, 외과, 응급중환자의학과, 치과 등 진료 분야별 다빈도 질병이 폭넓게 포함된 것이다. 동물 의료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부가세 면제 수준이 현재 40%에서 90%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펫보험 가입 및 청구 쉬워질 전망

김현우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부가세 면제 범위가 확대 적용되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진료비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진료비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동물 의료계와 긴밀히 협조하여 이행 점검 등 제도의 연착륙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8월부터 반려인들이 반려동물 진료비를 비교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간 국내 반려동물 진료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 할 정도로 동물병원마다 크게 달라 소비자들의 혼란을 불러왔다. 동물병원 게시 및 조사·공개 대상 진료비 항목은 진찰·상담(초진·재진·상담), 입원, 백신접종(5종), 검사(X선·전혈구) 등 총 11개이며, 진료비 현황은 전국 단위, 시도 단위, 시군구 단위별로 최저·최고·평균·중간 비용을 공개한다. 진료 항목별 전국 평균비용은 초진 진찰료 1만840원, 입원비 6만541원, 개 종합 백신 2만5992원, X선 검사비 3만7266원 등으로 나타났다. 시도 단위별로 평균 진료 비용이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편차는 초진료 1.9배(7280~1만3772원), 입원비 1.5배(4만5200~6만7608원), 개 종합 백신 1.4배(2만1480~2만9583원), X선 검사비 1.6배(2만8000~4만5500원) 등으로 파악됐다. 진료비 상세 현황은 진료비 현황 공개 누리집과 농식품부 누리집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반려동물 양육 및 진료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반려동물 보험(펫보험)이 있지만 아직 가입률은 1% 내외에 그치는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는 반려동물의 암 등 중증질환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도록 펫보험 제도를 개선한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따르면, 펫보험 상품이 다양해지고 보장 범위를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보험도 출시한다. 펫보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보험사도 등장하며 보험 가입과 청구도 더 간편해질 전망이다.(이 기사는 동아일보와 공동기획으로 진행했습니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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