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FA-50이 세계 최강 美 F-22 랩터를 격추”…이게 과연 실화일까?

정충신 기자 2023. 10. 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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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공군, ‘코프 썬더’ 훈련서 FA-50PH가 F-22와의 도그파이팅서 격추 밝혀
전문가들 “스텔스 강점인 F-22가 상대와 한 수 접어준, 근접전서 있을 수 있는 일”
세계 최강 5세대 스텔스기 F-22 랩터(오른쪽)가 필리핀형 경전투기 FA-50PH와 함께 비행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K-방산 항공부문 효자무기로 각광받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국산 경전투기 FA-50 파이팅 이글이 현존 최강 5세대 스텔스기로 자타가 인정하는 미국 F-22 랩터를 필리핀 공군 훈련 과정에서 ‘격추’하는 믿기힘든 성과를 이뤄내 시끌벅적하다.

29일 군사 관련 소식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채널 ‘킨 센티넬(Keen Sentinel)’은 필리핀 제5전투비행단이 발행하는 정기 간행물 ‘파이터스 저널’ 내용을 소개하면서 “필리핀 공군의 FA-50PH가 2023년 코프 썬더(Cope Thunder) 훈련 도중 미 F-22 스텔스 전투기와의 ‘도그파이팅(Dogfighting·전투기 간 근접전)’에서 격추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지난 1976년부터 시작된 코프 썬더 훈련은 미 태평양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합동 전술 공중전투훈련이다.

필리핀 공군은 자국군이 한국에서 도입한 공격기 FA-50이 5세대 전투기인 F-22를 잡아내는 역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냈다며 항공기 앞유리에 관련 정보를 표시해주는 증강현실 화면(HUD)을 기사에 함께 실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애초에 5세대 전투기 F-22의 장점은 적의 레이더에 띄지 않는 것인데, 도그파이트 상황이 되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F-22 랩터가 한 수 접어주고 근접전에서 붙으면 불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강 미국의 F-22 랩터(왼쪽)와 한국이 수출한 FA-50PH 경전투기(오른쪽)가 활주로에서 함께 대기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F-22가 가장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은 중거리 교전에 해당하는 영역”이라며 “FA-50과 F-22가 ‘도그파이팅’이라고 부르는 WVR(가시권) 환경으로 들어와서 훈련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능력의 격차가 줄어드는 영역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항공기가 전체적으로 성능이 좋아진 상황에서는 WVR 환경에서 교전 시 누군가 실수하면 바로 끝난다”라며 “F-22는 가장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BVR(가시거리 밖) 영역에서만 전투를 하고 빠져나올 수 있도록 현재와 같은 좋은 출력의 엔진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한 국내 네티즌은 “이건 초등학생이 대학생하고 겨뤄서 이긴 셈인데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화 ‘탑건’에 비유하며 “(필리핀) 파일럿이 톰 크루즈였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F-22 랩터는 ‘외계인을 고문해서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엔진 출력을 갖추고 비현실적인 기동을 할 수 있는 전투기여서 이러한 반응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 훈련 내 격추는 큰 의미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반응도 많다. 미국 군사매체 ‘더 워존’(WARZONE)에 기고문을 올리는 미 항공 전문가 타일러 로고웨이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통해 “F-22가 훈련 파트너를 가차 없이 격파한다면 훈련의 가치는 무엇일까”라며 “방어 위치에서 시작해 특정 무기나 전술을 사용하지 않고 비행하는 것이 그 역할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국산 경전투기 FA-50 이 공중에서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또 다른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는 댓글로 “3살 아이에게 체커 게임을 이기게 한 아빠”라며 한 마디로 ‘봐주고 시작한 훈련’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와달리 2017년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조직 토벌 작전에서 FA-50PH를 이용해 실전 성과를 거둔 적이 있는 필리핀 공군은 신규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도 폴란드와 말레이시아가 계약한 FA-50 블록 20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중위성배열(AESA) 레이더 등 최신 항공전자장비를 갖춘 FA-50 블록 20은 암람(AMRAAM)과 IRIS-T 등 각종 공대공 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며, 한국형 타우러스(KEPD 350-2)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개발이 완료되면 이를 탑재해 성능이 일취월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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