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그대들은'이 마주한 장애물

정한별 2023. 10. 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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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이 갖고 있는 무게감은 어마어마하다.

한국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이 많은 만큼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렸으나 영화를 향한 평가는 따스하지 못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답게 몽환적인 영상미를 자랑했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작품의 흥행을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입소문을 꼽곤 하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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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개봉 전부터 쏠린 관심
개봉 첫날 25만 관객 돌파
베일 벗은 후에는 쏟아진 혹평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가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일들을 담은 판타지 작품이다. 메가박스중앙 제공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이 갖고 있는 무게감은 어마어마하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 배달부 키키' '벼랑 위의 포뇨' 등 수많은 명작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한국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이 많은 만큼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렸으나 영화를 향한 평가는 따스하지 못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가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일들을 담은 판타지 작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개봉을 10일 앞두고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극장가를 찾기 전부터 한국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개봉 첫날인 지난 25일에는 25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언론시사회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는 대개 언론시사회를 진행하고 영화를 본 취재진의 기사를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높이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 작품 측 관계자는 본지에 "지브리 방침에 따른 방침이다. 홍보·마케팅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순수 제작비에 올인해 관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콘텐츠 자체로 승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지난 7월 개봉 전까지 한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국 배급을 맡은 메가박스 측은 "스튜디오 지브리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일본 개봉 준비 과정에서 사전 홍보·마케팅 작업을 일절 진행하지 않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개봉 첫날인 지난 25일에 25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메가박스중앙 제공

작품의 재미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많은 관객들은 그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값을 믿고 극장을 찾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감은 뜨거웠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답게 몽환적인 영상미를 자랑했다. 아름다운 OST 또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일본 뉴에이지 거장 히사이시 조 음악 감독과 일본 밀리언셀러 가수 요네즈 켄시가 OST에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난해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쟁, 모성애, 삶의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가 쏟아지는 상황 속,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중이다. 주인공 아버지가 죽은 아내의 동생과 사랑을 키운다는 설정도 현대의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점이다. 포스터의 왜가리는 신비로워 보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기괴한 생김새를 갖고 있는데 귀엽거나 멋진 캐릭터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기는 중이다. 관객들의 호불호가 강한 만큼 언론시사회를 진행하지 않아 오히려 개봉 초반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작품의 흥행을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입소문을 꼽곤 하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다. 이 작품은 개봉 후 CGV 골든에그지수 66%를 기록하며 깨진 계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의 평점 페이지에도 아쉬움을 드러내는 관객평이 가득하다. 언론시사회 없이 모습을 드러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콘텐츠 자체로 승부할 것을 마음먹었으나 아직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진 못하고 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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