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끝나는 ‘진화위’…마지막 희망도 꺾여
[KBS 부산] [앵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이 내년 5월이면 끝이 나는데요,
조사를 기다리는 집단수용시설의 인권침해 사건이 많은데, 덕성원 등이 대상에서 빠져 피해자들이 한숨짓고 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갓난아기 때 엄마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안종환 씨.
일곱 살 때쯤, 형제복지원과 채무 관계를 맺고 있는 해운대구의 '덕성원'이라는 아동 수용시설로 옮겨졌습니다.
이곳에서의 삶 역시 형제복지원처럼 악몽이었습니다.
매일 맞으며 낮에는 밭일하고, 밤에는 건물을 지어야 했습니다.
[안종환/덕성원 생존 피해자 : "제가 어렸을 때 겁이 나서. 너무 많이 맞았죠. 산속 안에서 어린 나이에. 정말 지옥보다 더 겁나는 지옥이었죠."]
성인이 돼 덕성원에서 나온 뒤에도 착취는 이어졌습니다.
경영난을 호소하던 원장 아내에게 생선 도매업으로 모은 3억 원을 빌려줬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안종환/덕성원 생존 피해자 : "내가 또 여기서 열심히 해 모은 대가가 또 없어지니 너무 억울한 거죠. 저뿐만 아니라 거기서 자라났던 사람, 원생들의 피 같은 돈을 주지도 않고 그건 너무 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진화위는 내년 5월, 활동 기간이 만료돼 조사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덕성원 사건을 직권조사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또, 진화위 활동 기간이 1년 연장되더라도 직권조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집단수용시설에서 이뤄진 인권 침해 문제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선 독립적인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남찬섭/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진화위 기구도 훨씬 크게 하고, 한 10년 정도 다시 임기를 부여하고 설치해 가지고 전국적으로 동시에 조사를 재개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개선 방안을 강제적으로 이행하게 하고, 피해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명진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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