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학생에 ‘레드카드·벌청소’ 교사 기소유예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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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이른바 '레드카드' 제도를 운영한 교사의 지도 행위를 아동학대로 인정해 기소유예한 검찰 처분이 헌법재판소에서 취소됐습니다.
앞서 A 씨는 2021년 초등학교 담임 교사로 일하면서 수업 시간에 잘못한 학생들의 이름표를 칠판의 레드카드 옆에 붙인 후 방과 후 교사와 함께 교실 청소를 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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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이른바 '레드카드' 제도를 운영한 교사의 지도 행위를 아동학대로 인정해 기소유예한 검찰 처분이 헌법재판소에서 취소됐습니다.
헌재는 전주지검이 교사 A 씨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달 26일 취소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합니다.
헌재는 "A 씨가 학생들 일반에 대해 교육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정상적인 훈육의 일환으로 레드카드를 줬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레드카드를 주는 행위가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기록만으로 A 씨가 아동을 하교시키지 않고 남긴 후 14분간 교실 청소를 시킨 사실도 인정하기 어려운데도, 검찰이 학생이나 학부모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조사 없이 A 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한 건 중대한 수사 미진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라며, A 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검찰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앞서 A 씨는 2021년 초등학교 담임 교사로 일하면서 수업 시간에 잘못한 학생들의 이름표를 칠판의 레드카드 옆에 붙인 후 방과 후 교사와 함께 교실 청소를 하도록 했습니다.
A 씨는 그해 4월 한 학생이 수업 중 먹다 남은 페트병으로 계속 큰 소리를 내자 학생의 이름표를 칠판의 레드카드 부분에 붙였습니다.
레드카드를 받으면 방과 후 청소를 한다는 애초 학급 내 약속에 따라 학생은 수업이 모두 끝난 뒤에 교실에 남아 빗자루를 들고 있었고, A 씨는 이 모습을 보고 학생에게 하교하라고 했습니다.
이후 학생은 등교를 거부했고 학생의 어머니는 A 씨를 고소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긴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내지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4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자,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냈습니다.
한편 학생의 학부모는 사건 이후 학교를 찾아가 A 씨에게 직접 항의하거나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9월 대법원은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담임 A 씨의 교체를 요구한 행위를 두고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 학부모가 반복적으로 A 씨 교체를 요구한 행위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인 '반복적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면서, "부모 등 보호자의 교육에 관한 의견 제시도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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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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