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 메시가 최고다! 최초 8번째 발롱도르 수상 '절대적 GOAT'…홀란드 2위-음바페 3위

조용운 기자 2023. 10. 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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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프랑스풋볼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변은 없었다. 모두가 예상한대로 2023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신'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였다. 메시가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가슴에 품었다.

메시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3 프랑스 풋볼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최고의 별을 상징하는 황금볼을 높이 들었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처음 수상했던 2009년을 시작으로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2021년에 이어 또 다시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무려 8차례 발롱도르 수상이다. 과거는 물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대기록임에 틀림없다. 메시의 뒤를 잇는 최다 수상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로 5회다. 이것도 대단한 수상 기록이지만 메시와 차이가 상당하고 그 뒤로는 3회의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마르코 반 바스텐(네덜란드) 등이다.

그만큼 시대를 지배했다고 해도 받기 힘든 상이 발롱도르다. 최고의 선수들이 매년 경쟁한다. 1956년 처음 제정된 상으로 역사와 권위가 상당하다. 한동안 유럽 국적 선수로 한정돼 수상했지만 2007년부터 국적과 소속 클럽 상관없이 전 세계 선수를 대상으로 바뀌게 됐다.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과 통합해 진행됐는데 이제는 따로 분리돼 시상한다.

▲ 엘링 홀란드와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메시가 불가능할 것 같던 8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 2년 전 7번째 발롱도르를 받을 때만 해도 메시의 수상은 이제 어렵다고 여겨졌다. 그래선지 메시도 가장 환하게 기쁨을 만끽해었다. 특히 화보에서 메시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큰 소파에 앉아 발롱도르에 발을 올려놓았다. 가족이 각자 하나씩 품어도 2개가 남아선지 장남인 티아고가 발롱도르를 발 받침대로 사용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에도 메시의 독주를 막을 수 없었다. 올해 발롱도르는 지난해 연말에 열렸던 FIFA 카타르 월드컵 성적이 반영된다. 이미 메시 수상이 예상됐던 이유다. 메시는 월드컵 결승전에서 2골을 넣은 걸 포함해 총 7골을 폭발하며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카타르 월드컵 최우수 선수라 할 수 있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자신의 대회로 만들었다.

메시의 월드컵 우승은 상징성이 상당했다. 딱 하나 모자랐던 퍼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메시가 월드컵에 처음 도전장을 냈던 2006년 독일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늘 아픔을 주던 무대다. 유독 대표팀에서 한 획을 긋기 어려웠던 메시여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한때 연이은 메이저대회 준우승에 부담감으로 짓눌리자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생각도 했다. 그때는 자국 팬들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던 시기였다. 메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계속 도전했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를 우승하며 길었던 대표팀 무관을 떨쳐낸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을 제대로 풀었다. 월드컵 내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는 물론이고 토너먼트였던 16강, 8강, 4강까지 모두 골을 넣었다. 결승에서도 독무대를 펼쳐 35세의 나이에 직접 월드컵 우승을 만드는 신화를 썼다.

클럽 성적 역시 파리 생제르맹에서 20골 20도움의 성과를 낸 것도 큰 점수를 받을 요인이다. 지난 여름 활동 무대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옮기긴 했으나 마이애미에 입단하자마자 북중미 리그스컵 7경기 10골로 우승을 안겨 상당한 이슈를 만들었다.

발롱도르를 앞두고 메시 측근이 수상 여부를 들었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유력하게 점쳐졌다. 유럽축구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메시가 파리행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발롱도르 수상을 일찌감치 알리기도 했다.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메시 수상이 유력해지면서 지지의 목소리도 들렸다. 브라질 레전드 '외계인' 호나우지뉴는 무려 작년 겨울에 메시 수상을 예상할 정도였다. 당시 호나우지뉴는 "메시가 월드컵 결승에서 2골을 넣고 생애 첫 우승까지 달성했다.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밖에 없다"라고 힘주어 주장했다. 심지어 경의를 표하듯이 "메시가 8번째 발롱도르로 축구 역사에 더 진하게 남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우린 골을 많이 넣는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구별해야 한다"라고 힘을 실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전 첼시 수비수 제이슨 컨디는 영국 '토크스포츠'를 통해 메시보다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첼시 유스 출신으로 1988년부터 1992년까지 활약했던 컨디는 "홀란드가 발롱도르를 받지 못하는 건 불명예라고 본다. 만약 메시가 월드컵 우승 하나로 수상한다면 발롱도르의 수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발롱도르 최종 순위
▲ 리오넬 메시

홀란드도 메시를 위협할 만큼 대단한 한 해를 보냈다. 홀란드는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53경기 52골 9도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영국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맨체스터 시티에 처음으로 안겼다. 이를 인정받아 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 메시의 발롱도르에 태클을 걸 것이란 예상도 만만치 않았다.

그럴수록 메시를 조명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아스톤 빌라 출신의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도 "그래도 메시가 받아야 한다. 월드컵 우승은 정말 대단했다"며 "홀란드는 잘했지만 운이 좋지 않다. 그러나 내년에도 발롱도르를 받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반론을 달 정도였다.

메시와 홀란드의 스승인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조차 메시의 손을 들어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메시의 발롱도르가 당연하다는 듯 "두 개 부문으로 나눠야 한다. 메시를 위한 상과 그외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면서 "홀란드도 발롱도르를 수상해야 한다. 우리와 함께 트레블을 해냈고 50골을 넣었다. 그런데 메시는 월드컵을 우승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메시도 자신에게 기울었던 발롱도르 유력 이야기에 반응하기도 했다. 이미 7개의 발롱도르를 들어봤던 여유였던지 메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놀라운 성과를 쓰고도 "발롱도르는 분명 대단한 상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내게 중요한 건 팀으로 우승하는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메시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했던 신념을 재차 강조하며 "발롱도르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받든지 못 받든지 색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목표로 했던 걸 이뤘고 이제 다른 목표가 있다"라고 미국에서의 정상 등극을 앞세우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메시가 만든 역사는 또 있다. 현재 메시는 유럽에서 뛰지 않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따라서 발롱도르를 유럽 클럽에서 뛰지 않는 선수가 받는 것도 메시가 처음이다. 그동안 늘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에게 수여됐지만 메시가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메시의 미국 활약도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될 법했다. 파리 생제르맹과 지난 시즌 계약을 마치고 마이애미에 입단하며 충전할 기간도 없었다. 그런데 여름부터 미국 컵대회를 줄줄이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메시는 리그스컵과 US오픈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메시가 합류하고 마이애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메시가 합류하기 전만 해도 마이애미는 MLS 통틀어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는 물론 서부 팀과 비교해서도 그때까지 획득한 승점이 가장 적었다.

그런데 7월 중순 메시가 가세하고 시작한 리그스컵에서 마이애미는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뜻밖의 드라마를 썼다. 메시는 데뷔전이던 크루스 아술전부터 프리킥 결승골로 승리로 이끌더니 7경기 내리 득점하며 마이애미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7경기 동안 10골을 넣은 메시는 우승과 함께 득점왕, MVP까지 석권했다.

메시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MLS의 FA컵 격인 US 오픈컵 4강에서도 메시는 2도움을 기록하며 마이애미를 결승에 진출시켰다. 단기간 컵대회를 지배한 메시는 9월 들어 MLS를 소화하고 있다. 내슈빌 SC전에서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이 멈추기도 했지만 마이애미는 메시 효과를 통해 좀처럼 패하지 않았다.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메시와 함께 힘을 받은 마이애미는 이후 LA FC에 3-1 승리, 스포팅 KC를 3-2로 제압하며 리그에서도 연승을 달렸다. 어느새 동부 컨퍼런스 탈꼴찌에 성공해 플레이오프 순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메시의 피로도가 최대치에 도달하면서 막바지에는 부상으로 결장해야만 했다. 마이애미는 오는 22일 샬럿 원정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 상황이다. 메시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끝나는 대로 중국으로 이동해 투어를 진행한다.

짧은 기간 마이애미에서 14경기 11골, 1개의 우승 트로피로 첫 시즌을 마무리한 메시는 "새 팀에서 이룬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첫 시즌에 적응한 만큼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멈추지 않는 선수가 목표"라고 다짐했다.

메시는 이제 역대 최고의 선수(GOAT)를 주장할 만하다. 메시와 비교되는 건 축구황제 펠레(브라질)다. 펠레는 월드컵 우승 3회, 커리어 통산 1000골 이상의 기록을 앞세워 축구사 최고 자리를 굳혀왔다. 선수 시절 발롱도르를 받을 수 없었지만 프랑스 풋볼이 지난 2016년 60주년을 기념해 펠레에게 명예 7회 수상을 인정했다.

▲ 펠레 ⓒ 프랑스풋볼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 리오넬 메시

지금과 같은 평가 기준이라면 펠레는 1958년, 1959년, 1960년, 1961년, 1963년, 1964년, 1970년 발롱도르를 충분히 수상했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그런 펠레도 명예 발롱도르가 7개였는데 메시는 그마저도 넘어섰다. GOAT를 주장하기 충분하다.

이와 반대로 라이벌 호날두는 더욱 가려지게 됐다. 이미 카타르 월드컵 성적으로 구분이 됐던 바다. 메시가 정상에 올라 숙원을 푼 것과 달리 호날두는 16강과 8강 등 토너먼트에서 벤치 출발하며 이름값을 다하지 못했다.

호날두도 역대 A매치 최다 득점(127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140골), 발롱도르 5회 수상 등 충분히 메시의 라이벌이 됐지만 이제는 영원히 넘어설 수 없게 됐다.

메시의 뒤를 이은 건 역시 홀란드와 음바페다. 홀란드는 트레블 영광에 힘입어 2위를 기록했고, 음바페 역시 프랑스를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끈 힘으로 득표에 성공했다. 다만 홀란드와 음바페는 앞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라 내년부터 발롱도르를 둔 싸움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 김민재
▲ 발롱도르 순위

한편 21세 이하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코파 트로피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드 벨링엄에게 돌아갔다. 벨링엄은 최근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도 멀티골을 넣으면서 놀라운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의 순위는 22위였다. 올해 아시아 국적의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든 건 김민재가 처음이며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포함된 올해 22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5번째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다. 2002년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이 처음 후보에 선정되며 한국 선수에게 발롱도르의 문을 연 뒤로 박지성(2005년•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손흥민(2019•2022년•토트넘 홋스퍼)이 뒤를 이었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건 지난해 손흥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앞세웠던 손흥민은 최종 11위에 올라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를 자랑한다. 손흥민은 꾸준히 발롱도르 순위를 앞당겨 더욱 큰 화제를 모았었다.

▲ 김민재
▲ 김민재
▲ 김민재

김민재는 이번 평가로 2023년 최고의 수비수에 등극했다. 이번 명단만 봐도 수비수는 김민재를 포함해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체스터 시티) 등 3명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김민재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얼마나 활약이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김민재가 2023년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으나 아쉽게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다. 김민재를 비롯해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인 해리 케인과 자말 무시알라도 시상식에 불참했다.

독일 언론 '스포르트1'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소속의 후보 3명은 모두 시상식에 초대됐으나 이틀 뒤 예정된 2023-24시즌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2라운드를 대비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포칼에서 3부리그 클럽인 FC 자르브뤼켄을 만난다. 상대 전력상 김민재와 케인, 무시알라 등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준비 과정과 분위기를 고려해 발롱도르 시상식 대신 훈련에 매진할 전망이다.

▲ 리오넬 메시

▲ 2023 발롱도르 최종 순위(TOP10)

1.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2.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3.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4.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5.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6.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7.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8. 빅터 오시멘(나폴리)

9.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10.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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