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시설 증설 논란’…“토양조사 기준에 안 맞아”

강인희 2023. 10. 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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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금악리 이시돌 목장 인근 폐기물 처리 업체의 증설 논란, 오늘도 짚어봅니다.

KBS는 이 업체의 증설 허가 과정에서 현장과 다른 내용이 상당수 포함된 환경성조사서를 현장 한 번 가보지 않고 통과시켜 준 제주시의 행태를 고발했는데요.

이번엔 의문이 드는 제주시의 현장 조사 내용을 보도합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악취와 기름띠 가득한 금악리 폐기물 처리 업체의 야적지 현장.

지난 8월 탐사K가 야적지 인근 2개 지점에서 채취한 토양 오염도 조사 결과, 구리와 아연은 목장용지 기준으로 사람의 건강과 동식물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높게 나왔습니다.

한 곳에선 아연의 경우 기준치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았습니다.

3년 전 이 업체에서 처리되지 않은 하수슬러지 각각 120톤과 천200톤, 슬러지를 섞은 부숙토 8천700톤이 적발된 3개 지점.

당시 제주시가 이 일대에서 진행한 토양 오염 조사 결과를 확인해봤습니다.

슬러지와 부숙토 야적지에서 조사했는데도, 중금속 오염도를 나타내는 아연만 기준치보다 다소 높고 나머지 항목은 기준치보다 모두 낮습니다.

3년 뒤 오염이 심각할 정도의 결과가 나온 KBS 분석과는 다릅니다.

당시 제주시의 토양 분석을 위한 출장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슬러지 등의 야적 적발 현장은 3개 지점이라고 명시했지만, 실제 토양 채취는 2개 지점만 한 것으로 나옵니다.

적발 현장 2개 지점에서는 한 지점 당 각각 한 개씩의 토양 시료만 채취했는데, 환경부 기준과 다릅니다.

환경부의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선 오염 대상 지역을 포함해 5~10m 거리에 있는 1개 지점씩 모두 5개 지점을 선정해 채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시는 이를 따르지 않은 겁니다.

[박민규/교수/제주대 환경공학과 : "한 군데에서 한 번만 (흙을) 펐다고 하면 거기에 따른 대표성을 가지기가 힘들 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인데도 불구하고 농도가 낮다라고 함은 그 시료 채취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가 먼저 확인이 필요한데."]

출장 보고서엔 허점도 발견됩니다.

한 지점에서 흙을 채취했다고 명시했지만 오염도 조사 결과가 없는가 하면, 채취 사진과 주소가 잘못 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당시 제주시가 실시한 침출수 오염도는 총질소와 총인 등의 항목이 하수 원수보다 3배에서 최고 6배 이상 나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시 측은 흙 채취의 경우 오염대상지 한 곳에서 한 지점만 채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주소 오기는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업체 측은 야적 당시 슬러지 아래에 비닐 등을 깔아 토양이나 수질로 인한 환경오염은 없었다며, 종전 토양 검사에도 양호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3년 뒤 탐사K 조사에선 토양 오염이 심각했고, 인근이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으로 확인됐다는 겁니다.

[박민규/교수/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 "토양에서 휘발되는 오염물질도 있을뿐더러 그 다음에 토양에서 유실되는 지하수까지 오염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토양뿐만 아니라 대기, 수질, 토양, 악취까지 전반적으로 대대적으로 연구해야 된다(고 봅니다.)"]

토양환경보전법에선 조사 결과 오염 기준을 초과하면 정밀조사나 정화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주시가 최근 조사한 업체 인근 토양 분석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박미나·조하연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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