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기' 전청조 신병 확보 검토…남현희 가담 여부도 조사

유영규 기자 2023. 10. 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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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 씨의 사기 행각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경찰이 신속·엄정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전 씨의 신병 확보를 검토 중이며 공모 의혹이 제기된 남 씨가 사기 행각에 가담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정례 간담회에서 전 씨 사건과 관련해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경중을 판단해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청장은 "전 씨와 관련해 많은 국민이 다양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사건을 단건으로 보면 달리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경중을 전체적으로 보기 위해 고소·고발 건을 병합해 수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에 접수된 전 씨의 대출 사기 미수 고발 건과 송파경찰서에 접수된 앱 개발 투자 사기 고소 건은 송파서에 병합됐습니다.

송파서는 앱 개발 투자 사기와 관련해 지난 27일 고소인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이외에 전 씨는 남 씨 어머니 집을 찾아가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린 혐의(스토킹)와 남 씨의 조카를 폭행한 혐의(아동학대)도 받습니다.

두 사건은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며,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전 씨를 출국 금지 조치했습니다.

전 씨를 상대로 추가로 이뤄진 고소·고발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 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파악된 피해 규모를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남 씨의 공범 여부까지 열어놓고 수사하느냐는 질문에 "(진정서에) 그런 내용이 포함돼있어 전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 씨가 전 씨로부터 명품 가방 등을 선물 받고 깊은 관계였다"며 남 씨의 공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28일 서울경찰청에 냈습니다.

남 씨는 자신도 전 씨에게 속아 피해를 봤다며 사기 행각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남 씨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전 씨를 '악마'라고 지칭하며 "가족들이 큰 피해를 봤다. 저도 이른 시일 내에 (전 씨를) 고소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남 씨는 "엄마와 동생, 친척들, 아카데미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 명의로 뭔가를 했던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전 씨가 가족들에게 저에게는 얘기하지 말라고 해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전 씨로부터 고가의 자동차와 명품 선물 등을 받은 데 대해선 "상위 0.01% 학부모들을 상대하는 펜싱 사업을 하기 때문에 '명품 옷을 입고 고가의 차를 타야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안 나온다'며 선물을 해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날 남 씨는 전 씨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가족과 해외 여행 후 입국 심사를 통과할 때 (제가) 선수 활동을 하면서 통과했던 방식이 아니라 VIP, 국빈 대접 받듯이 통과가 이뤄졌다"며 의아함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남 씨의 말이 사실일 경우 전 씨가 출입국 당국을 속였거나 출입국 당국 내부에 비정상적으로 편의를 봐준 조력자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공항에선 우수 기업인 등에 대한 출국 우대 서비스(패스트트랙)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와 성격이 다른 특혜성 조치에 대한 언급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과잉 의전이 있었다면 자세한 행위 내용을 알아야 수사 대상인지를 알 수 있다"면서 "행위에 따라 처벌 규정이 있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여행자의 출입국 절차를 보면 정당하게 거쳐야 하는 출입국 심사를 받지 않을 경우 항공보안법 또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 씨 주장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에서 전 씨에 대한 구체적인 의전 행위를 확인해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 의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경찰은 남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펜싱 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국민체육진흥법에 관련 신고 의무가 있으나 신고하지 않았을 때 처벌 규정은 없다"며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남현희 인터내셔널 펜싱아카데미에서 일하던 지도자 A 씨가 미성년자 수강생 2명에게 수개월 동안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피해자 측 고소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그러나 남 씨나 학원 측은 스포츠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과 문화체육관광부령인 진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소속 지도자뿐 아니라 사설 학원의 운영자는 체육계 인권 침해·비리나 의심 정황을 인지했다면 스포츠윤리센터 혹은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합니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학교의 경우엔 처벌 규정이 있지만 체육시설의 경우엔 없어 법적인 맹점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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