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 마친 순천시, 굴뚝없는 산업 '애니메이션' 도전
문화콘텐츠 산업화 집중…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
애니메이션 덧입힌 국가정원 '월트디즈니' 구상도
새로운 도시축 조성…남해안벨트 중심도시로
▶ 글 싣는 순서 |
① '도시 전체를 K-정원으로' 순천이 주목받은 비결은? ② 정원박람회 마친 순천시, 굴뚝없는 산업 '애니메이션' 도전 (끝) |
지난 4월 1일 개막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14일간 긴 여정을 마치고 폐막한다. 10년 만에 다시 열린 정원박람회는 목표 관람객 800만 명을 조기 달성하고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들이 찾으면서 지방시대, 중소도시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개월간 떠들썩했던 대장정이 끝나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023정원박람회 이후 순천의 모습이다.
생태도시 순천이 '정원'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을 것이란 게 노관규 순천시장의 생각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도시를 구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순천시가 주목하는 부분은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애니메이션'이다.
순천시는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앵커기업 및 40여 개의 제작기업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웹툰, 음악, 영화, 캐릭터 등 문화산업 전 분야로의 확장까지 고려한 산업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35개 기업이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한 한국형 디즈니랜드 육성을 위해 퍼레이드, 문화행사,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한 스튜디오 및 체험관, 관광산업과 연계해 조성하는 등 전후방 산업을 종합적으로 그리는 중이다.
이는 순천시가 도전하는 애니메이션 '기회발전특구' 도시 지정과 연결된다.
기회발전특구는 대통령실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방소멸시대, 지역의 자생적인 힘을 기르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사업이다.
시도별로 수립하는 지방시대 계획을 기초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상향식으로 수립해 지방의 자율적인 정책 결정권을 보장하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순천시는 '문화콘텐츠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받아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대규모 투자유치 및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기업 및 청년을 지역으로 유입하고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지방소멸에 대응한 표준모델을 선보일 생각이다.
올해 연말까지 문화콘텐츠산업 용역을 시행해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전문가와 기업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애니메이션 산업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홍규 순천시 일류도시기획단장은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며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 순천으로 오는 애니메이션 기업들을 위해 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가 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비 193억 원이 반영돼 있어 도비와 시비를 포함한 390억 원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기지 조성과 스타트업 셰어하우스 및 복합 문화공간 조성에 나설 계획"이라며 "새로운 도시 계획을 축으로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서도 기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정원도시를 추진함에 따라 순천만국가정원의 모습도 달라질 전망이다.
정원이라는 무대 위에, 작품 하나로 영화·음반·캐릭터·퍼레이드 등 확장성이 큰 애니메이션을 입혀 지속적인 수요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줄 구상이다.
노 시장은 지난 8월 일본을 찾아 도쿄 디즈니랜드와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지브리파크를 둘러보는 등 벤치마킹을 했다. 또한 일본 영상산업진흥지구와 면담을 통해 문화산업의 확장성을 고려한 인력 및 기술교류 등도 논의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는 국가정원 사후활용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용역 보고서에는 2013년 이후 국가정원 전체 수요 분석을 통한 개장 시기, 운영료, 스카이큐브, 동물원 등 내부 콘텐츠 운영 계획 등 세부적인 것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시장은 "정원박람회는 목표가 아닌 '수단'이다"며 "코로나19 이후 OTT 플랫폼의 파이가 급속히 커지고 K-콘텐츠의 위상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착실히 키워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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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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