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 사형' 고 오경무씨, 56년 만에 무죄

[뉴스투데이]

◀ 앵커 ▶

북한 간첩으로 몰려 1972년에 이미 사형에 처한 고 오경무 씨가 50여 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누명을 벗었습니다.

오빠를 도왔다는 혐의로 함께 처벌받았다 억울함을 씻은 여동생은 이제라도 감사하다며 울먹였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72년 4월, 사형수 오경무에 대한 사형집행서입니다.

33살이던 오 씨는 지난 1966년 북한에 갔다 지령을 받고 돌아온 간첩 혐의로 기소돼,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세상을 떠난 지 51년 만에, 재심 법원이 뒤늦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첫 재판 56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은 겁니다.

재판부는 " 불법체포와 가혹행위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오 씨가 국가의 존립과 안정을 위협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동생 오경대 씨도 이복형에 이끌려 북한에 다녀온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간첩 오빠를 도운 혐의로 여동생 오정심 씨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시대 상황에서 가족 모두에게 가혹한 결과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생 오경대 씨는 이미 2020년 먼저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번 남매들의 재심에서, "간첩조작이 아니라 실제 북한 공작원이 관여된 안보사건"이라며 유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검찰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오빠와 함께 무죄를 선고받은 여동생은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정심/간첩조작 피해자]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손쓸 수 없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또 이런 결과가 나와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고 오경무 씨는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해 1969년 재심을 청구했다 기각당했고, 1972년 다시 한번 더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법무부는 두 번째 재심 청구 두 달여만에, 재심 심사 도중 오 씨의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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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기자(z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38669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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