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만 보고 장애 정도 판단해 '경증'…대면 심사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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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고로 장애를 입었을 경우 국민연금공단이 심사해 장애 등급을 판정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4만 건 넘는 시각 장애 등급을 판정하면서 직접 보고 심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장애심사규정은 서류심사를 원칙으로 하되, 대면심사가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최근 3년간 4만 건 넘는 시각장애 등급을 판정하면서 대면심사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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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갑작스러운 사고로 장애를 입었을 경우 국민연금공단이 심사해 장애 등급을 판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류만 보고 장애 정도를 판단해 시각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억울한 판정을 받기도 하는데요. 취재 결과 4만 건 넘는 시각 장애 등급을 판정하면서 직접 보고 심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원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선옥 씨는 2년 전 운전 중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피하다 가로수를 들이받고 안구가 파열됐습니다.
[김선옥/시각장애인 : 먹는 게 밥이 딱 두 종류밖에 없어요. 국밥하고 비빔밥. 남들 앞에서 밥을 먹을 때 자꾸 흘리게 되고 이러니까. (가족들이 식당에) 먼저 안에 앉아버리면 검은 수박들이 이렇게 있어요. 부연 안갯속에.]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단 소견을 받고 국민연금공단에 장애 등급 판정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서류심사 뒤 받은 장애 판정은 5호, 경미한 장애였습니다.
김 씨는 재심을 신청하며 대면심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1년이 지난 뒤에야 승소해 심한 장애, 1호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장애심사규정은 서류심사를 원칙으로 하되, 대면심사가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최근 3년간 4만 건 넘는 시각장애 등급을 판정하면서 대면심사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등급에 따라 활동지원사 등 국가 서비스와 받는 연금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 서류만 보고 판단한 겁니다.
[전혜숙/국회 보건복지위원 (민주당) : 심사 오류로 피해 보는 장애인들이 본인의 장애 정도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공단은 움직임으로 장애상태를 확인하는 경우와 달리 시각 장애는 객관적 검사와 치료 경과 등으로 장애 상황을 확인해야 해 대면심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판정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설민환, 영상편집 : 김윤성)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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