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뚝 떨어진' 호텔신라, 중국 개인 관광객이 변수?
면세 부문 타격…송객수수료 줄이자 매출↓
중국인 관광객 소비력 변화…개인여행 늘어
호텔신라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면세 부문의 타격이 컸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송객수수료를 줄였지만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놓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내년부터는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수 있어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면세 매출 줄고 적자전환
3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26%, 71% 감소한 수치다. 전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부문의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면세 매출은 845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1977억원)보다 29%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 1월부터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에게 주던 송객수수료를 낮춘 것이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
영업이익은 163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6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7% 늘었지만 국내 시내점 매출이 반토막났다. 작년 3분기 시내점 매출이 1조원대였는데 올해 3분기엔 5000억원대로 떨어졌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난 8월에 허용된 중국 단체관광이 본격화되지 않은데다가 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 신규 오픈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호텔·레저부문도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부문 매출은 16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641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억이익은 240억원으로 8%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 기대
국내 면세업계 특성상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도 유커 입국 시 객단가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중국인 여행객은 다른 국가 여행객 대비 1인당 구매액이 높다는 게 이유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도 불구하고 상품 가격 조율 및 여행사 인력 충원 등으로 유커 입국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항공편 확대 및 중국 내 비자 발급센터 확대로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내년 중 2019년 수준의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기대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 DF1(향수·화장품·주류·담배) 구역과 DF3(패션·액세서리·부띠끄) 구역에 선정됐다. 화장품 매장 등 리뉴얼을 마친 후 방문객 회복에 따라 매출 향상 여지는 확보된 상태다.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는 송객수수료 상한선 법안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는 따이공을 붙잡기 위한 40%대의 송객수수료를 내며 출혈경쟁이 이어졌다. 국회에선 면세점 송객수수료 상한선을 정하는 법안이 내달 중 발의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 관광객 소비행태 변화도 변수
일각에선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성향에 맞춘 전략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의 해외여행 트렌드가 유커(단체관광객)에서 산커(개인관광객)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경기침체 여파로 예전만큼의 소비력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여행을 즐기는 중국의 MZ세대는 상대적으로 단체관광객보다 소비력이 낮은 편이다. 또한 유튜브 등 SNS상에서 접한 K-뷰티 상품을 올리브영과 같은 편집숍에 방문해 해당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CJ올리브영에선 유커의 한국 방문이 허용된 8월 10일부터 9월 말까지 서울시 중구 명동 지역에 위치한 6개 점포의 중국인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88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체 관광객 위주로 면세점과 연계해 화장품 구매가 주로 이뤄졌다면, 이젠 가성비 좋은 한국 화장품을 찾는 패러다임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에게 인기있는 K-뷰티 브랜드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엔 서울점 지하1층에 K뷰티 '멀티존'을 오픈해 새로운 브랜드들을 멀티숍 형태로 대거 선보였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주기적인 신규브랜드 입점은 물론, 서울점에선 10월말부터 에이딕트, 파넬, 그로우어스 등 SNS에서 인기있는 신규 라이징 브랜드들 위주의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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