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포위 공세로 시가전 수순…네타냐후 "휴전없다"(종합)
이스라엘 병사 1명 구출…독일 여성 1명 사망 확인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본격 돌입하면서 중심도시 가자시티 외곽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추가로 투입했다면서 휴전 합의는 곧 하마스에 대한 항복을 의미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상작전을 통해 하마스를 압박하는 것이 억류 중인 인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작전을 통해 가자지구에 억류 중이던 병사 1명을 구출했다고 알렸다. 다만 이날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 인질의 사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스라엘, 가자 중심부 접근..."지상전 더욱 확대할 것"
30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대 도시로 꼽히는 가자시티 외곽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추가 병력이 가자지구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지상군과 탱크, 보병, 기갑 부대가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에서 2마일(약 3.21㎞) 이상 진군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활동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24시간 동안 드론과 전투기 등으로 가자지구 내 6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450개의 목표물을 타격한 것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더 거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FP통신은 이스라엘군 탱크가 가자시티 외곽에 진입하고 이스라엘군이 북남을 잇는 주요 도로인 살라흐 앗 딘 도로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완전 궤멸을 목표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점령한 채 하마스를 서서히 압박하면서 앞으로 시가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확전 우려 등을 고려해 대규모 지상 침공에 나서는 대신, 매일 하마스 피해 정도를 파악하면서 하마스 완전 소탕을 위한 지상전을 펼치고 있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2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네타냐후 휴전 합의 거부…"지상작전이 인질 구하는 유일한 길"
네타냐후 총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10월7일의 끔찍한 공격 이후 적대 행위 중단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곧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항복하고,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며, 야만성에 굴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 이후 누구도 미국에 휴전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지상작전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만이 인질을 석방시킬 수 있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이 당장 올바른 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현재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로의 지상 진입을 확대했다"며 "매우 강력한 단계로 체계적으로 한 단계씩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악의 축'을 언급하면서 하마스와 이란 등을 겨냥해 비판했다. 악의 축이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2년 연두교서에서 이란과 이라크, 북한 등을 총칭한 표현이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전쟁뿐만 아니라 그들의 전쟁과도 싸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하마스가 패배하지 않으면 악의 축이 승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악의 축이 승리하면 자유 세계는 패배할 것이다. 서방 세계와 아랍 세계 전체가 패배하고 인류는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시작하면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은 이란이 형성한 악의 축, 즉 테러의 축의 일부"라며 "문명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인간 방패 사용으로 인해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한, 하마스는 계속해서 테러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상작전으로 병사 1명 구출…축제서 납치된 독일 여성은 참수로 사망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첩보기관 신베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포로로 잡혀 있던 이스라엘 병사 오리 메기디쉬를 지상작전 중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메기디쉬는 지난 7일 하마스가 나할 오즈 기지를 습격했을 당시 인질로 잡혀간 병사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주는 이 중요하고 감동적인 성과"라고 반응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는 인질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과 지상 작전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질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사망이 확인된 인질도 있었다.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에서 열린 한 음악 축제에서 하마스에 납치된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 샤니 루크(23)의 사망이 30일 확인됐다.
샤니의 어머니인 리카르다 루크는 독일 매체 RTL과의 인터뷰에서 샤니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두개골 파편이 발견돼 DNA 검사를 거쳐 사망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샤니가 하마스에 의해 참수 당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납치 당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 의식 불명 상태인 듯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마스는 샤니를 태운 트럭으로 퍼레이드(행진)를 벌이면서 환호하고 있었다. 이들은 '알라후 아크바르' 즉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
한편 이날 하마스는 76초 분량의 영상에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여성 3명을 내세워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인질 중 1명은 "우리는 지난 7일 당신(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 안보, 군사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군대도 없었고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아무도 우리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영상 속 여성들의 발언이 진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하마스의 강압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영상을 공개하자 "잔혹한 심리적 선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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