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서 쿠팡 따라해봐야' 퀵커머스 '몰빵'하는 GS리테일

한전진 2023. 10. 3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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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프레시몰 철수하는 GS리테일 
'잘하는 것 집중'…퀵커머스 방점 
슈퍼, 편의점 '근거리 배송' 강화

GS리테일이 퀵커머스(근거리 배송)에 모든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이전부터 운영하던 물류센터 기반 온라인몰 GS프레시몰 철수까지 결정했다. 이미 쿠팡 네이버 등으로 재편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 이상 힘을 빼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잘 하는 것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이미 GS리테일은 도심 곳곳의 편의점(GS25) 슈퍼(GS더프레시)를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MFC)로 활용 중이다. 퀵커머스 사업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성과도 나고 있다는 게 GS리테일 측 설명이다. 

뒤안길 사라지는 GS프레시몰

31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 GS프레시몰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까지만 몰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GS프레시몰 조직 정리를 위한 직원 면담도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 구축, 플랫폼 운영 등 비용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다"며 "배송 사업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동네GS / 사진=GS리테일

GS프레시몰은 온라인 배송이 대세로 떠오르던 2017년 탄생했다. 당시 GS리테일은 기존 GS슈퍼마켓의 온라인 쇼핑몰 'GS아이수퍼'를 'GS프레시'로 개편했다. 마트몰 최초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도했던 곳이기도 하다. 김포 물류센터에 300억원 등을 투자했다. 이후 GS리테일 GS홈쇼핑 통합 모바일 플랫폼 '마켓포'에 흡수됐다. 하지만 큰 반항을 일으키지 못했고 지난해 다시 우리동네GS(편의점), GS샵(홈쇼핑) 등으로 분리됐다. 

GS프레시몰이 지난해 선보였던 통합 유료 멤버십 '프라임 멤버십'도 종료된다. 프라임 멤버십은 월 구독료 3900원에 할인 쿠폰팩 제공과 무료 배송 혜택 등을 줬다. 다만 기존 경쟁 업체들이 내놓은 멤버십 서비스와 큰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신규 회원 확보 등에서 여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와서 쿠팡 따라 해봐야

GS프레시몰 철수는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GS프레시몰은 지속적인 적자를 내며 GS리테일에게 '아픈 손가락'과 같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3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사업 규모를 축소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새벽 배송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젠 물류센터 배송을 중단하기로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2022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비즈워치

앞으로 이커머스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이젠 시장 재편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쓱닷컴·지마켓 11.5% 11번가 7% 등이다. GS리테일의 커머스 점유율은 집계조차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을 잡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대신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GS25, GS더프레시를 기반으로 근거리 상권 배송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전국에 GS더프레시 점포는 420여 개, GS25 점포는 1만7000여 개에 달한다. 이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지난 2021년 컨소시엄을 이뤄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하기도 했다. 

퀵커머스로 '기회' 노린다

가시적인 성과도 따르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GS더프레시의 퀵커머스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331.1%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89.7% 증가했다. 현재 우리동네GS, 요기요에서는 GS25와 GS더프레시의 픽업과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1시간 내 점포 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퀵커머스 현황 / 그래픽=비즈워치

무엇보다 퀵커머스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이다.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과 다르다. 현재 배달의민족 B마트 등이 진출해있지만 '패자'는 아니다. 서비스 권역도 수도권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에서 GS리테일처럼 전국 단위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확보한 곳은 없다. 경쟁사들은 도심 곳곳에 퀵커머스 전용 물류센터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GS리테일에겐 큰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동네GS의 MAU(월간활성화 이용자수)는 증가세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동네GS의 MAU가 약 28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 앱들 가운데 1위다. 편의점 슈퍼 '재고 찾기' 등 소비자의 퀵커머스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와 기존 사업 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배달, 픽업 등으로 고객 소비 패턴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매장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며 "앞으로 근거리 배송으로 온·오프 통합 그로서리 전략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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