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교시 국어 대신 한국사…교육부가 밝힌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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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긴장을 풀 수 있게 국어 말고 한국사를 1교시에 보면 안 될까요."
국어 대신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에 보자는 얘기는 처음이 아니다.
국어 영역이 고난도로 출제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한국사를 1교시에 본다면 수험생들이 '멘탈'을 관리하기 쉬울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2021학년도 수능 직후에는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이 "필수과목이면서 부담이 적은 한국사를 1교시로 옮겨 치르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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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국어·영어 순 치르면 영어 듣기평가 점검 시간 부족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기자 = "아이들이 긴장을 풀 수 있게 국어 말고 한국사를 1교시에 보면 안 될까요."
교육부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찾아가는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학부모 정책설명회'에서 나온 한 학부모의 질문이다.
국어 대신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에 보자는 얘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학년도 수능 직후에는 수능 1교시를 한국사로 바꿔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갔다.
국어 영역이 고난도로 출제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한국사를 1교시에 본다면 수험생들이 '멘탈'을 관리하기 쉬울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당시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역대 수능에서 가장 높은 150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이었다.
2021학년도 수능 직후에는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이 "필수과목이면서 부담이 적은 한국사를 1교시로 옮겨 치르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1교시에 치르는 국어가 어려우면 수험생들의 멘탈에 문제가 생겨 이후 시험도 잘 못 보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불수능'이었던 2021학년도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고, 이 점수를 얻은 수험생은 151명에 불과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해 실제 2019년에는 수능 1교시에 한국사를 치르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2019년 초 "2022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를 1교시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채 1교시를 한국사로 바꾸자는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당시 1교시를 한국사로 바꾸자는 주장은 공론화되지 않았고, 교육부도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1교시를 한국사로 바꾸기 어려운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날 정책설명회가 처음이다.
정성훈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은 "1교시 과목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운을 뗐다.
현실적인 문제가 크다.
1교시에 한국사를 볼 경우 국어·수학영역을 보고 점심식사를 해야 한다. 수학과 영어 시험 순서를 바꿔 한국사와 국어·영어영역을 보고 점심식사를 하는 방법도 있다.
첫번째 경우는 점심시간 시작 시간이 거의 1시간 늦어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행대로라면 수험생들은 국어·수학영역을 본 뒤 12시10분부터 점심식사를 한다.
하지만 국어영역에 앞서 한국사(30분)를 본 뒤 20분의 휴식시간을 더하면 수험생들은 점심식사를 오후 1시에 시작해야 한다.
정 과장은 "배고픈 수험생들이 거칠어지는 것은 물론 혈당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과장은 "점심시간이 오후 1시가 되는 순간 대부분의 고교 점심시간은 오후 1시로 바뀔 것"이라며 "수능을 앞두고 수능에 몸의 리듬을 맞춰 준비하기 때문인데, 그 정도의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경우는 영어 듣기평가가 걸림돌이 된다.
한국사(30분) 국어(80분) 영어(70분)영역을 순서대로 치르면 중간 휴식시간(20분)을 감안해도 12시30분부터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정 과장은 "영어 듣기평가는 1시간 전까지 점검하고 시험을 치러도 사고가 발생한다"며 "(오전에 영어영역을 치르게 되면) 듣기평가 점검을 제대로 못 하게 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고 밝혔다.
또 "영어영역 이후 점심을 먹고 수학을 치른다면 상대평가인 수학 문제를 식곤증과 싸우면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수험생의 등교시간을 당겨 1교시를 일찍 치르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현재(오전 8시10분까지 입실)도 등교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아 검토 단계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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