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의 침대축구]'전북 or 포항?' 울산 K리그 우승 시상식 초대팀, 누구든 타격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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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울산 현대가 라이벌 앞에서 K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다. 누가 됐든 상대팀은 배가 쓰릴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2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대구FC를 2-0으로 꺾고 승점 70에 도달했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0)와의 격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남은 경기는 3경기뿐이다. 울산이 다 지고, 포항이 다 이겨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조기 우승을 확정한 울산은 화려한 꽃가루를 배경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시상식을 아직 안 했다. '창단 첫 단일 시즌 30만 관중 달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팬들과 기념사진만 찍었다. 잔여 홈경기 중에 성대한 시상식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남은 홈경기 상대가 흥미롭다. 울산은 내달 12일 홈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과 36라운드를 치른다. 12월 3일에는 홈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와 38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울산은 오랜 라이벌 포항과 전북 중 한 팀 상대로 “잘 가세요~!” 떼창을 준비한다.
현재로서는 최종전인 전북전에서 우승 시상식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울산 구단과 우승 시상식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울산은 최종전(전북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전 상대가 라이벌 전북이어서 그런 건 아니다. 조기 우승을 한 팀이 우승 시상식을 일찍 해버리면 남은 홈경기 주목도가 떨어지고, 관중 수익 및 마케팅 차원에서도 악영향을 받는다. 현재 K리그 평균 관중 2위 울산(17,670명)은 남은 2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관중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19~2022시즌 우승팀 모두 최종전인 38라운드에서 우승 시상식을 했다. 이 4시즌에는 압도적인 조기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울산과 전북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웅을 겨뤘다. 이 때문에 마지막 홈경기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밖에 없었다.
2018시즌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에 우승을 확정하고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우승 시상식을 펼쳤다. 3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입장 관중은 18,482명. 하지만 34라운드 홈경기 수원 삼성전 입장 관중은 7,866명에 그쳤다. 시상식 다음 홈경기 관중이 반 토막 났다.
울산은 올 시즌 홈 17경기에서 누적 관중 30만 406명을 받아 평균 관중 2위에 올라있다. 평균 관중 1위 FC서울(2만 1,890명)을 역전하는 건 산술적으로 어려우나, 역대 최다 누적 관중 및 평균 관중 신기록을 쓸 수 있다. 포항전과 전북전까지 축제를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한편, 2023시즌 울산 우승 시상식에 조연으로 나설 전북과 포항 중 한 팀은 올해 무관이 확정이다. 전북과 포항 모두 FA컵 4강에 진출했으나 우승 트로피는 한 팀만 가져간다. 둘 모두 우승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
FA컵 4강전은 오는 1일 전북-인천, 제주-포항 경기로 잡혀 있다. 이 두 경기 승자는 4일에 단판 결승전을 치른다. 전북과 포항은 물론 인천과 제주도 FA컵 우승 동기부여가 강하다. 따라서 울산 우승 세리머니 상대팀은 ‘빈손’으로 입맛만 다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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