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주간 ‘창살 없는 감옥’…근심 깊어지는 축산농가
[앵커]
정부가 추가로 들여온 소 럼피스킨병 긴급 백신이 축산농가에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생기기까지 3주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데, 이 기간에 고강도 방역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축산 농민들의 사정을 정재훈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충남 홍성에서 한우 107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원기씨, 지난 20일 서산에서 소 럼피스킨병이 첫 발생한 뒤 긴장과 불안의 연속입니다.
[김원기/한우농가 : "(발생지인) 서산이 홍성하고 가까우니까 금방 퍼질 것 같은 두려움이 항상 있었습니다."]
유일한 예방책인 백신, 직접 접종하다 보니 금새 온통 땀 범벅이 됩니다.
수의사 등 접종인력이 부족해 소 50마리 이상을 키우는 축사는 이렇게 자가 접종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축산농가들은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앞으로 3주간 차단 방역에 들어갑니다.
접종을 마쳐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제 외출도 자제해야 합니다.
[김원기/한우농가 : "(외출이나 모임도 못 하시겠네요?) 그렇죠. 지금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많이 불안하죠. 최대한 집 안에 있으려고..."]
럼피스킨병 매개체인 모기와 파리 잡기도 중요한 일괍니다.
매일 소독하고, 환풍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조현희/축산농가 : "파리약을 치고 깔끔하게 한다고 해도 환경에는 파리랑 모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것은 오지 말라 해도 안 오는 게 아니잖아요."]
방역당국도 하루 종일 축산 농가를 돌며 해충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기항/충남 서산시 동물방역팀장 : "항체 형성 기간인 3주 동안은 저희가 매개 곤충 등 해충 방제에 총력을 기해서 방역하고 있습니다."]
축산 가공 도축장은 반·출입이 금지되며 잠정 폐쇄됐습니다.
[최병구/축산 가공 도축장 대표 : "도축도 문제지만 이중, 삼중으로 판매장이라든가 농·축협 등 판매점도 이런 데가 문제가 되고 있죠."]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채 럼피스킨병 차단에 나선 축산농들, 지난 2천11년 전국을 휩쓴 구제역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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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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