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간첩 조작' 사건 재심 열린다…대법, 검찰 재항고도 '기각'

법원, 검찰 항고 두 차례 기각…1·2심 "불법 구금, 재심 정당"
변호인 "검찰, 재심서 무죄 구형해야"…11월 15일 재심 첫 공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박승주 기자 = 대법원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고(故) 한삼택씨 재심 결정이 부당하다고 본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심 청구 정당성을 인정한 1·2심 판단을 재확인한 것으로 재심 첫 공판은 11월 15일 열린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조총련 간첩 조작' 사건 재심 인용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지난 17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결정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봐도 원심 판단에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며 "재항고를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서무주임으로 근무하던 한씨는 1967년 조총련 관계자와 서신을 주고받고 교장관사 신축비용으로 조총련 소속 재일동포로부터 63만원을 받은 혐의(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에서 구속수사를 받던 한씨는 1971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된 후 1989년 사망했다.

그의 아들 한경훈씨는 지난해 9월 부친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올해 5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재심을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재심 판단 기준 및 불법 구금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며 즉시항고했다.

즉시항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8-2부(부장판사 김봉규 김진영 김익환)는 지난 8월 "피고인(한삼택씨)은 적어도 1970년 10월6일부터 9일까지 법적 근거 없이 수사기관에 구금된 상태였음이 인정된다"며 원심 결정이 정당하다고 봤다. 검찰은 재차 항고했다.

한씨 변호를 맡은 최정규 변호사는 뉴스1에 "검찰은 2019년 과거사 사건 공판 실무 매뉴얼을 만들어 무분별한 즉시항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재항고까지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최 변호사는 또 "검찰은 이제라도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재심에서 무죄구형을 통해 유족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당시 조사과정에서 한씨에 전기기구를 이용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재심을 권고한 바 있다.

한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은 11월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