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생명을 돌보는 마음[경희대병원 명의토크]
고위험 산모 기준은 출산 시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분들이다. 나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을 가진 산모들도 고위험군 산모에 속한다. 최근에는 임신성 당뇨 임산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은 조산, 임신중독증 등 임신 합병증의 발생이 높다. 필자는 고위험 임산부 스스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자기 몸 상태를 잘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료하고 있다. 특히 아직 아이를 가지지 않은 예비 임산부들에게 임신 전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꼭 설명드리고 권한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임신한다면 그만큼 임신 합병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모 맞춤 운동과 식이요법 등으로 관리를 잘해 나가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령 임산부가 늘다 보니, 임신 합병증도 늘고 있는데, 최근에는 임신 합병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처치가 많아졌다. 이전에 임신중독증이 있었던 분들이나 임신중독증 위험도 평가를 시행해 고위험군으로 진단된 임산부들은 임신 12주부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산을 겪었던 분들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치료를 하면 조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예방의학 관점에서 임신 합병증을 줄이고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태반과 질의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희대병원은 다양한 임신합병증 및 내외과적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산부를 위한 고위험산모센터를 개소했다. 24시간 고위험 임산부를 전담하는 산과 전문 교수가 각종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 경제적 원인으로 인해 고령임신 및 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조기진통, 산후출혈, 임신중독증 등 다양한 임신 합병증 및 내외과적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산부와 태아를 위한 집중케어 목적으로 개소했다. 특히, 협진팀이 구비되어 있어서 긴밀한 협력을 하는데 ▲신생아중환자실 및 소아청소년과(신생아 전문 최용성 교수) ▲소아외과(장혜경 교수) ▲흉부외과(김상필 교수) ▲신경외과(박봉진 교수) ▲이비인후과(김상훈 교수) ▲재활의학과(윤여천 교수) ▲안과(김웅석 교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부인과는 산모와 아이,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생명을 함께 다루는 유일한 진료과라고 할 수 있다. 임신중독증을 예로 들면, 엄마의 상태를 보고 임신을 종결할 것인지 아기의 상태를 보고 임신을 더 유지할 것인지 출산까지 계속 비교하면서 최선의 시점을 선택하게 된다. 임신중독증으로 불가피하게 조산하는 산모들은 특별히 마음이 쓰인다. 출산 이후에도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의사로서 잘 어루만져 드리고 싶고,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 재활을 겪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그 가족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누구에게나 도움을 청하시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이영주 센터장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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