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이선균・유아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10대 시절부터 마리화나와 LSD 등 마약에 탐닉했다. 미혼모에서 태어난 사생아이자 입양아로서의 정체성 혼란, 자신을 내친 친부모에 대한 분노 등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를 접하고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음으로써 마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팝의 최고 디바’로 불리던 휘트니 휴스턴은 미국 뉴저지 중상층 흑인가정에서 태어나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1980-90년대 세계적인 인기의 절정을 누렸으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마약으로 달래다가 48세에 사망했다. 그녀의 딸도 3년 뒤 22세 나이로 약물중독사 했다.
‘20세기 팝의 전설’ 비틀즈도 마약에 빠졌었다. 영국 변방 출신의 틴에이저 밴드로 출발해 불과 수년만에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팝스타로 성장한 그들은 어마어마하게 치솟은 인기・명성・부・영향력 배후에서 피로・권태・허무・갈등 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약에 취해 있거나 교만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꽤 잘하고 있었습니다. 허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느낌들이 있었죠.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는 것도 다 좋은데 그게 다 뭐지?’” - 폴 매카토니, ‘The Beatles Anthology’에서
다행히 그들은 현명한 선택을 내렸다. 4명 멤버 전원이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돌연 인도로 건너가 2개월간 요가와 명상 등을 하며 ‘영적 재각성(spiritual reawakening)’ 시간을 가졌다.
오랫동안 지친 심신은 비로소 쉬게 되고 내면의 부정적 마음에서 벗어나 각자 성공적인 음악과 삶을 향해 나갈 수 있었다.
# 우리나라 대중예술인들의 마약 소식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온다. 올들어서만 유아인, 이선균, 지 드래곤(GD)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인기, 능력, 활동, 이미지에서 모두 최정상을 달리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이 왜 그런 짓을 하는가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끝이, 정상(頂上)의 자리가 매우 허망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짐승은 식욕이나 성욕이 채워지면 만족하고 더 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욕망이 채워져도 만족하지 못한다. 채워지면 질수록 더 많고, 더 좋고, 더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존재다.
성공한 사람뿐 아니라 우리네 같은 보통 사람들도 늘 수많은 생각과 감정, 욕망 속에 살고 있다. 때때로 생로병사의 근원적 불안과 실존, 고통, 절망감을 인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억압한다.
대신 세속적인 일에 몰두함으로써 보상을 찾으려고 한다. 직장, 승진, 일, 아파트, 돈, 명품, 권력, 명예, 인간관계 등등….
그러나 그것이 근원적인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간혹 원하던 것을 얻거나 경험하게 되면 잠시 평온함과 만족함을 맛보게 될 뿐이나 곧 원래로 돌아간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느껴왔기 때문이다.
마약이나 섹스, 알코올, 도박 등은 즉각적인 보상효과가 있다. 잠시나마 세상이 행복하고 완벽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공짜 행복’은 확실한 대가를 요구한다. 심신의 갈망-집착 시스템은 더욱 발달돼 더 배고프고, 더 갈증 나게끔 만들어 파멸의 길로 인도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비틀즈는 절정의 순간에 모든 활동을 접고 제3의 장소로 은둔해 철저히 쉬는 시간을 가졌다. 외부로 향하던 열망을 내부를 바라보는 통찰로 바꾸고, 이성적이 아니라 영적으로 충전되는 시간을 가졌다.
세속사에 바쁜 우리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매일 작은 시간이라도, 주말에 짬을 내서라도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쉬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영적인 충전 시간을 가질 수는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각자 다를 것이다. 종교나 명상, 운동, 문화예술, 공부, 취미,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자신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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