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육아휴직 장려? 정부 지원은 16% 그쳐
내년 재정 투입은 4000억 수준
정부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사업에 직접 투입하는 내년도 예산이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성보호 사업에 필요한 전체 비용 2조5000억원의 16%에 그치는 수준이다. 저출생이 심각해 ‘국가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모성보호 사업비는 2조4979억원에 달한다. 육아 휴직, 출산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등 출산·육아와 직접 관련된 분야에 쓸 돈이다. 예산 대부분은 기업과 근로자들이 낸 돈으로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에서 부담한다. 2001년 육아휴직제 도입 당시 ‘육아휴직자에게 줄 돈은 어디서 마련하느냐’가 논란이었는데, 고용보험기금이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문제는 모성보호 사업에 필요한 돈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 투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700만원에 불과했던 모성보호 사업비는 2018년 1조1041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고, 지난해는 2조772억원으로 2조원도 돌파했다. 정부는 사업비가 1조원을 넘자 2019년 재정 투입 규모를 1400억원으로 늘렸다. 올해는 3000억원을 투입했지만 2조원이 넘은 전체 사업비의 14.2%에 그쳤다. 내년에 4000억원을 투입해도 전체 사업비의 16% 수준이다.
국회 안팎에선 모성보호 사업에 대한 정부 재정 투입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육아휴직 등은 저출생 해결이란 사회적 의미도 큰 만큼 고용보험기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부도 재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2011년 ‘국가가 모성보호 사업비의 50%까지 부담하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2016년 육아휴직과 출산휴가 등에 필요한 비용의 30% 이상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육아휴직 때 받는 급여가 그 전까지 받아오던 월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등은 100%를 줬고 일본도 60% 수준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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