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대탈출…공포의 외인, 이달만 2.5조 던졌다

홍재영 기자 2023. 10.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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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셀(Sell) 코리아'가 다섯 달이나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심리가 악화하고 원/달러 환율상승 압박도 커지면서 한국증시 투자 메리트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내린 1350.9원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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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셀(Sell) 코리아'가 다섯 달이나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심리가 악화하고 원/달러 환율상승 압박도 커지면서 한국증시 투자 메리트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부진한 3분기 실적도 원인 중 하나다. 외국인들이 순매수 하는 종목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오르면 다시 매물로 나오는 등 단타위주 매매가 많다는 지적이다.

방향성 잃은 외국인, 5달 연속 코스피서 돈 뺏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5505억원 순매도 했다. 지난달 순매도(1조603억원)보다 2배가 넘는 매물이 나왔다. 이달에는 특히 지난주(23일~27일)에 팔자세가 집중(1조6185억원)됐다.

외국인 코스피 매도는 5개월 가까지 지속 중이다. 순매도 금액은 △6월 1조716억원 △7월 1조9746억원 △8월 9347억원 △9월 1조603억원이다. 특정 업종만 매도하는 게 아니다. 종목만 차별화될 뿐이지 사실상 전 업종을 팔고 있다.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1위·반도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2~4위·이차전지) △현대차(7위·완성차) 등이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이차전지 금양(1위), 완성차 기아(2위), 반도체 SK하이닉스(3위) 등이다.

해소되지 않는 악재…이어진 고환율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를 둘러싼 고금리, 고환율 등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고유가 우려가 늘어난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중이라고 진단한다. 모두 긴축 관련 악재다. 여기에 올 상반기부터 지수 상승을 이끈 이차전지 업종 매도가 이어지고 다른 업종도 실적 부담을 겪어 이른바 '패닉 셀링'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의 증시 상황을 놓고 보면,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자심리가 훼손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75%를 기록 중이다. 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내린 1350.9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소폭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1350원대를 보이며 높은 수준을 이어 가는 중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심화로 국제유가도 여전히 출렁인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8% 오른 배럴당 85.5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은 아니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고 지역 정세가 불안해 지면 유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레드라인(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고 경고하는 등 확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외인 들어오려면 환율 내려야…당분간 현상 유지될 듯
외국인 유입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는 환율이라고 증권가는 지적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경기가 활발하고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의 경기가 침체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달러 강세가 약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시간으로 다음달 2일 새벽 발표될 11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함께 지표들의 추세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침체로 갈 가능성은 낮지만 수요가 조금 더 약해지는 구간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달러 지수가 내리면 단기적으로 외인이 들어오겠지만, 현재 경기 구조적으로 추세적인 달러 약세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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