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사기극 '바람잡이' 했던 알바·경호원도 처벌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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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선수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아르바이트생이나 경호원을 '바람잡이'로 적극 활용하며, 사기 피해자들을 속이려고 그럴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나 경호원들이 돈을 받고 단순 업무를 했을 뿐이지만, 사기 의도를 알고 있었거나 피해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함께 공범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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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경호원들 계좌로 입금 유도"
대행·경호원, 사기 방조죄 적용 가능
펜싱선수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아르바이트생이나 경호원을 '바람잡이'로 적극 활용하며, 사기 피해자들을 속이려고 그럴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나 경호원들이 돈을 받고 단순 업무를 했을 뿐이지만, 사기 의도를 알고 있었거나 피해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함께 공범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발인 조사 등을 통해 전씨 관련 사건들의 내용을 파악한 뒤 전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송파경찰서는 강서경찰서에 접수된 사기미수 고발사건을 28일 이관받아 함께 수사 중이다.
전씨는 남씨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생 등을 고용해 자신이 '재벌 3세'임을 과시하는 등 치밀하게 사기를 계획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현희 전청조 재벌3세 사기 결혼 사기 증거 제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대행업체로부터 대본을 받아 기자인 척하며 전씨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대행 아르바이트를 종종 했다는 작성자는 당시 현장에서 남씨와 전씨 등 4명이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본인은 전씨에게 재산 관련 질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본내용이나 현장 분위기를 봤을때 누군가를 사기치려는 건가 싶어 뭔가 찜찜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가짜 엄마' 역할을 할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씨는 27일 채널A 인터뷰에서 "(전씨가)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나 어디서 태어났냐'고 묻자 통화 상대방이 '뉴욕'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남씨가 재벌 3세라는 점을 믿지 못하자 전씨가 울면서 전화 상대방에게 "'엄마, 내 친아빠 누구야?"라고 물었고, 통화 상대방이 전OO이라는 이름을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씨는 실제로 대기업 총수의 혼외자가 아니었으며, 출생지도 뉴욕이 아닌 인천 강화군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대동한 경호원들의 공범 가담 의혹도 있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 의원은 28일 서울경찰청에 전씨 경호원들과 남현희씨를 포함한 6명을 사기 및 사기미수로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복수의 피해자들에 따르면 전씨는 피해자들에게 경호원들 계좌로 입금할 것을 유도했다. 경호원들이 그 사실을 알고도 계좌를 빌려준 거라면 사기 및 사기 미수의 공범으로 의율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생과 경호원 모두 상황에 따라 사기 공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기방조죄가 성립하려면 사기 행위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데, 가짜 부모와 기자 역할을 한 이들이 전씨가 신분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법원 판례를 보면,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취업했다가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동했던 이들이 처벌 받은 사례도 있다. 여기서 법원은 아르바이트생의 미필적 고의(특정 행위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행동한 것) 입증 여부를 주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법무법인 한일의 방민우 변호사는 "역할 대행 인력들은 전씨의 사기 범행 내용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한 채 가담한 것으로 방조죄가 성립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참본의 이정도 변호사도 "경호원들이 범행에 이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계좌를 빌려줬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방조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관계자는 "전씨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을 폭넓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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