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영국 테너가 서울에서 인문학 강연 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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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9)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는다.
중요한 사회 이슈를 담아내는 독특한 콘셉트의 클래식 음악 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11월 9~22일)을 통해서다.
보스트리지는 다음 달 9일 강연 '음악, 인문학으로의 초대'로 페스티벌의 개막을 알린 뒤 다음 달 14일에는 축제 주최자인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와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의 연가곡 '일뤼미나시옹'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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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문학으로의 초대' 강연 이어
세종솔로이스츠와 벤저민 브리튼 '일뤼미나시옹' 연주
"나는 20대 후반에 성악가가 되기 전까지 역사학자였던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침묵이 강요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내 정체성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고, 내가 연주하는 음악과 작곡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이안 보스트리지 저서 '노래와 자아'에서)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9)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는다. 중요한 사회 이슈를 담아내는 독특한 콘셉트의 클래식 음악 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11월 9~22일)을 통해서다. 힉엣눙크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 보스트리지의 공연은 올해로 6회째인 이 페스티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대다. 보스트리지는 다음 달 9일 강연 '음악, 인문학으로의 초대'로 페스티벌의 개막을 알린 뒤 다음 달 14일에는 축제 주최자인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와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의 연가곡 '일뤼미나시옹' 등을 들려준다.
보스트리지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 강연에 관심이 있는 팬들은 클래식 음악이 인간의 사유와 감정을 다루는 매체임을 잘 아는 분들일 것"이라고 강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보스트리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 석사,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옥스퍼드대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성악가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29세 때인 1993년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데뷔해 특유의 미성과 음악에 대한 학구적 접근과 해석으로 명성을 얻었다. 음악 외에 책을 쓰고 매체에 서평을 기고하기도 한다. 그는 "음악계에서는 '노래 잘하는 박사'로, 학계에서는 '음악으로 외도하는 박사'로 생각되던 시점도 있었다"며 "양쪽 분야를 다 기웃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잃어버린 듯한 세월을 채울 수 있는 게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보스트리지는 "브리튼과 전쟁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연으로 관객과 먼저 만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브리튼은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로, 경력 초기부터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작품에 직접 담았다"며 "요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지켜보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이 현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연 내용을 예고했다.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연주할 '일뤼미나시옹'은 프랑스 시인 랭보의 동명 시집에서 발췌한 9개의 산문시에 브리튼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그는 '일뤼미나시옹'에 대해 "인간사를 거울처럼 온전히 담고 있다"며 "브리튼의 작품에서 언어가 만들어 내는 소리는 시어의 의미만큼 중요해 가사를 사전에 읽고 오면 더 재미있는 감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첫 내한 이후 수차례 한국을 찾은 보스트리지는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2018년에는 서울시향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돼 연중 일곱 번의 무대를 꾸렸다. 보스트리지는 "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음악에 목말라하고 열광하는 젊은 층으로 가득한 청중은 없다"며 "한국 음악가들의 음악적 능력은 전 세계 음악 무대에 막대하고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 음악이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존재의 본질, 죽음의 필연성, 개인의 정체성 등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을 음악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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